"지분 안 판다" vs "돈 갚아라"…한미약품 경영권 다툼 '치열'

입력 2024-03-25 10:23   수정 2024-03-25 10:24


한미약품그룹 창업자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캐스팅보트로 꼽혔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OCI와의 통합을 반대하는 형제들의 손을 들어주자, 모녀 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지분을 팔려는 것 아니냐며 과거 빌려준 돈을 갚으라고 압박했다. 이에 임종윤·임종훈 사장 측은 회사 지분을 팔 생각이 없다고 맞받았다.

임종윤·종훈 사장은 25일 입장문을 통해 “한미사이언스 주식에 대해 한 번도 팔 생각을 해본적 없고, 앞으로도 그 어떤 매도 계획을 갖고 있다 않다”고 밝혔다.

전날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입장문을 통해 “오빠와 동생은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매각할 생각만 하고 있다”며 “지금의 상황이 (계속) 진행될 경우 조만간 오빠와 동생의 지분은 프리미엄과 함께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고, 이는 그대로 한미약품그룹과 일반주주들의 권익 침해로 직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상속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자금 출처를 밝히라고 압박했다. 임주현 사장은 “자금의 출처까지 요구하는 건 오빠(임종훈 사장)가 현재도 실체가 불투명하고 재무건전성도 의심되는 코리그룹, 디엑스앤브이엑스(DX&VX)를 한미약품그룹과 합병시키거나, 혹은 부정한 자금원을 이용할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담보로 임종훈 사장에게 빌려줬던 266억원의 대여금을 즉시 상환하라며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 제기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임주현 사장 자신도 상속세 부담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OCI와의 통합이 무산될 가능성을 전제한 요구로 보인다.

앞서 신동국 회장이 지난 22일 밤 임종윤·임종훈 사장의 손을 들어주는 입장을 밝히면서 한미약품그룹과 OCI의 통합이 불투명해졌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보유한 신 회장과 형제(이하 지분율 28.42%) 측의 지분을 합치면 40.57%로, 모녀 측의 35%를 앞선다.

다만 아직 한미약품그룹과 OCI의 통합이 완전히 무산된 건 아니다. 국민연금(7.66%)과 소액주주(16.77%)의 결정에 따라 판세가 바뀔 수 있다.

국민연금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결권자문사들의 판단은 갈린다. 지금까지 의견을 낸 자문사 5곳 중 3곳은 한미사이언스(모녀) 측으로 기울었다.

국내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미약품그룹·OCI의 통합을 위한 주식거래가 주주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한미사이언스가 낸 이사선임 안건에는 찬성 의견을, 임종윤·임종훈 사장 측 주주제안에 반대 의견을 각각 권고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도 한미사이언스 측 후보 6명에 대해 찬성 의견을, 임종윤·임종훈 사장 측 후보 5명에 대해 반대 의견을 각각 냈다.

또 다른 글로벌 자문사 ISS는 회사 측 후보 3명과 임종윤·임종훈 사장 측 후보 2명에 대해 찬성 의견을 내며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국ESG기준원(KCGS)은 임종윤·임종훈 사장 측 후보 5명 중 4명에 대해 찬성하고, 회사 측 후보 6명에 대해 반대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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