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 김규리 "정치 프레임에 넣고 재단…배우의 숙명인가" (인터뷰①)

입력 2024-03-26 13:07   수정 2024-03-27 09:11


배우 김규리가 5.18 소재의 영화 '1980'에 대해 "정치 영화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자신에게 씌워진 '정치 프레임'에 대해서도 "피해를 입었다"라고 토로했다.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모처에서 만난 김규리는 "영화가 개봉할 줄 몰랐다. 잊고 살았다. 5월 전시회를 해서 준비 중이었다. 그림 그리다가 갑자기 소식 듣고선 '안 되는데' 하다가, 이를 꽉 깨물고 '개봉해야지' 했다. 양쪽으로 뛰다가 감기까지 걸렸다"고 근황을 전했다.

김규리가 출연한 영화 '1980'은 12.12 군사 반란 5개월 후 전남도청 뒷골목에서 중국 음식점을 개업한 철수네 가족과 이웃들의 이야기다. 영화는 '택시운전사'와 시대적 배경은 같지만 다른 80년 5월의 이야기를 담았다. '왕의 남자', '사도', '안시성' 등 30여년을 미술 감독으로 지낸 강승용 감독이 연출했다.

그는 과거 이명박(MB) 정부 시절 광우병 사태에 대한 발언을 하다 입방아에 오른 바 있다. 김규리는 당시에 대한 질문에 "그 이야기는 그만했으면 좋겠다. 피해를 많이 봤다"며 "얼마나 이슈가 없으면…더 열심히 활동 해야 겠다"며 웃어 넘겼다.

'1980' 출연에 고민은 없었냐는 질문에 김규리는 "악역을 줬을 때, 악역에 대한 부담이 있느냐, 없느냐와 같은 질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우는 작품을 선택하고, 선한 역이든 재밌는 캐릭터든 선택하기 마련"이라며 "배우가 작품에 출연한다는 게 왜 문제가 될까"라고 되물었다.

이어 일각의 시선에 대해 "(정치)프레임 안에 넣고 재단하면 '쟤는 저런 애야'라고 판단하고 넘어가는 데 우리 인생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너는 이런 애'라고 해도 나도 내 인생을 모른다. 쉽게 나를 보고 싶은 사람들이 저렇게 말하는 것 같다. 대중에 어떻게 보여지는가는, 어렸을 때부터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하고 걸어오면서 이게 숙명인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시기를 겪어오면서 제가 뭘 좋아하는지 깨닫게 됐고, 제가 열심히 활동해야 (세간의 시선이) 불식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며 "좋은 건 시민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규리는 '1980'이 개봉하는 건 '기적'이라고 했다. 그는 "개봉 이야기는 매년 있었는데 흐지부지 사라지다 개봉일이 계속 변경이 됐다. 홍보도 잘 안 되는데 다 돈 때문이더라"라고 언급했다.

그래서 이 영화는 텀블벅에서 영화 후원을 요청했고 목표액의 850% 넘는 금액을 달성했다. 김규리는 "시민들께 마음을 모아 주신 것"이라며 "이건 기적이다. 감사하고 눈물이 났다"고 털어놨다.

그는 "어떻게 보면 5.18 이야기라고 해서 일각에선 정치적인 이야기라고 하시는데 아니다. 우리한테 있었던 일이고 우리의 아픈 역사이고, 잊지 말아야 할 역사 중 하나고, 아직도 가슴 아파 하는 분들이 있다. 그분들에 되게 우시더라"라고 말했다.

언론 시사회 당시 김규리는 관객 한 명을 만났다고. 그는 "한 관객이 머뭇머뭇하시면서 제게 오시더니 '제가요, 전남도청에서 살아나온 사람입니다'라고 하시더라. 그분께 뭔가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어떤 말을 해야 상처 없이 위로와 힘 드릴 수 있을까 했다. 입에서 단어가 안 나오더라. 두 손을 꼭 잡아드리고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1980'은 평화로운 일상을 지내던 이들이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군인들로 인해 삶이 무너지는 모습을 그렸다. 오는 27일 개봉.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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