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개헌저지 101석'도 위태…범야권 '절대 의석' 시나리오

입력 2024-03-26 16:45   수정 2024-03-26 16:46



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이 '절대 의석'으로 불리는 200석을 차지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대승했던 지난번 총선(180선)보다도 20석 더 많은 숫자다.

한국경제신문이 3월 들어 선거구 86개에서 이뤄진 여론조사를 조사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의석은 지역구 80석과 비례대표 16석으로 96석에 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수도권의 한강벨트는 물론 전통적으로 여당 지지세가 강한 부산·울산·경남(PK)까지 흔들리면서, 국민의힘 입장에서 총선이 지난 총선보다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여권 내에서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101석 미만이면 '尹 탄핵' 단독으로 못 막아



일당 독주 최후의 저지선으로 불리는 의석은 '101석'이다. 100석 이하로 의석수가 줄어들 경우, 정치권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시나리오는 바로 '대통령 탄핵'이다. 범야권이 200석 이상의 '절대 의석'을 차지하게 될 경우 대통령 탄핵을 추진할 것이고, 여권은 이를 단독으로 막을 수 없다는 전망이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에 관해 규정한 헌법 제65조에 따르면, 탄핵 소추는 국회 재적 의원 과반수의 동의로 발의되고, 발의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된다. 22대 국회가 총 300석으로 정상 출범한다고 가정하면, 국민의힘이 101석 미만의 의석을 차지할 경우 대통령의 탄핵을 단독으로 막을 수 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총선 승리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강원도 유세에서 "서슬 퍼런 박근혜 정권도 우리가 힘을 모아 권좌에서 내쫓지 않았느냐"며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 패륜 정권을 심판 못할 리 없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경기 포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살림을 하라고 일을 맡겼더니 사복을 채우고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하면 자격을 박탈당할 수도 있겠구나를 생각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고, 지난 24일 수서역 거리 인사에서도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자고 대통령을 뽑았는데, 지금 보니 차라리 없었으면 나았을 것"이라고 했다.

일부 민주당 후보들은 명시적으로 '탄핵'을 거론하기도 했다. 전남 해남·완도·진도 민주당 후보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21일 CBS 라디오 '뉴스쇼'에 나와 "민주 진보개혁 세력들이 약진해서 200석을 만든다고 하면 김건희 특검, 이태원 특검, 채상병 특검도 하지만 윤 대통령 탄핵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탄핵을 하자, 이런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렇지만 그러한 방법을 가지고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이자 서울 종로 민주당 후보인 곽상언 변호사도 같은 날 SBS 라디오에서 "꼭 당선돼 윤 대통령을 탄핵해달라는 분이 계시다"고 말했다.
○대통령 거부권도 무력화…국회 일당 독재 가능
'절대 의석' 200석은 대통령의 법률 거부권도 무력화한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국회에서 200명 이상이 찬성해 재의결하면 되기 때문에, 사실상 1당 국회 독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은 180석을 차지한 거대 야당을 상대하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 되어 왔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 제정안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방송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 등 방송 3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대장동 50억클럽 특검법' 등 이른바 쌍특검법 △이태원 참사 특별법 등 9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거대 양당 체제'를 고수해온 한국 정치 역사에서 하나의 세력이 개헌선 이하로 밀린 적은 7대 국회(민주공화당 129석, 신민당 45석) 이래 한 번도 없었다. 재적의원 175명이었던 7대 국회에서는 민주공화당이 개헌선을 충족했지만, 신민당은 개헌저지선을 충족하지 못했었다.

'개헌선이 위협받고 있다'는 위기감에 팽배했던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개헌 저지선인 101석을 넘겼다. 미래통합당 84석,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19석으로 총 103석이었다.
○'100석 위협' 받는 국민의힘 "이번 주 상승 모멘텀"


국민의힘은 '탄핵 저지선이 위태롭다'는 데 일부 동조하면서도, 지금부터 총선까지는 지지율을 만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부실장을 맡은 홍석준 의원은 26일 브리핑을 통해 "황상무 수석이 사퇴했고, 이종섭 대사가 귀국했다"며 "한 위원장이 정부와 의료계 분쟁에 대해 갈등 조정자로서 역할을 보여줬다. 이영선 후보의 (갭 투기) 문제, 이재명 대표의 막말 이슈를 봤을 때 이번 주 국민의힘이 상승 모멘텀을 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 전망이) 여전히 어려운 건 사실"이라며 "후보들도 현장에서 느끼고 있다는데, 지난주부터 분위기는 확실히 좋아졌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울산 남구에서 취재진과 만나 총선 전망에 대해 "여러 가지 전망이 있고, 최선을 다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성태 국민의힘 서울권역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지금 상황은 절체절명의 상황"이라며 "국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자원이면 가려서는 안 된다. 그런 측면에서 유승민 전 의원의 개혁보수의 목소리도 국민의힘이 다 담고 있는 보수이기에 유 전 의원의 역할을 지금 이 시점에서는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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