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시 Q&A] 기후 공시를 통해 투자자가 알고 싶은 것은

입력 2024-04-05 06:00  

[한경ESG] ESG 정보 공시 Q&A ⑦

Q. 미국에서 기후 공시 도입이 확정되었습니다. 투자자의 기후 정보 요구가 증가하면서 기후 공시가 확산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투자자에게 중요한 기후 공시가 무엇인가요?


A. 미국의 기후 공시 도입이 확정됐습니다. 2022년 3월 초안이 발표되고 나서 무려 2년 만에 이루어진 일입니다.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를 비롯해 기후 공시를 이끄는 중요한 이니셔티브 중 상당수는 투자자가 깊이 개입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라는 상식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위험을 투자에 반영하는 것이 점차 수탁자의 책임으로 인식되는 흐름이 강하며, 국내 투자자 역시 자유롭지 못할 것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기후 관련 정보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안심’입니다. 기후변화가 야기하는 물리적·정책적 변화에 투자 대상 기업이 잘 준비되어 있는지,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투자자가 먼저 알고 싶은 것은 중요한 기후 리스크의 식별과 리스크에 대한 대응 전략입니다. 리스크를 잘 식별했는지, 식별된 리스크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 합니다. 예를 들어, 탄소가격 상승이 주요 리스크인 경우 배출량을 어떻게 감축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있어야 투자자가 ‘안심’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 정보에는 타임라인, 감축 수단, 감축 수단별 예상 감축량 등이 포함될 것입니다.

투자자 관점에서 궁극적 질문은 재무적 영향입니다. IR 담당자에게는 익숙한 질문이 기후 리스크와 관련해서도 나올 수 있습니다. “탄소가격 상승으로 인한 이익 감소가 어느 정도일까요?”, “어느 정도의 투자가 필요한 걸까요?”, “물리적 리스크로 인한 예상 손실 폭은 어느 정도일까요?” 등입니다. 미래에 대한 예측은 그 누가 해도 불확실할 수밖에 없습니다만, 불확실할지라도 최선의 전망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소통이 요구될 것입니다.

기후 공시를 통해 투자자가 얻고자 하는 다른 하나는 ‘기회’입니다. 기후변화는 위험만큼 큰 기회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기후변화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품의 매출액 등에 대한 정보가 있다면, 저탄소 전환 과정에서 어떤 기업이 유리한 위치에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EU)에서는 이러한 기회가 투자 시장에 반영될 수 있도록 택소노미(녹색 분류체계)에 해당하는 사업의 매출, 자본적 지출(CapEx) 등을 공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투자자는 투자한 기업 중 택소노미에 해당하는 기업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공시하게 되어 있습니다. 펀드에 투자하는 최종 투자자를 위한 것이지요. 최종 투자자, 자산운용사, 기업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연결고리가 생깁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야기하다 보니 어려운 이야기를 너무 쉽게만 한 것 같습니다. 완벽한 계획을 세우려고 하기보다는 일단 시장과 소통하고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왜 그런지, 다음 단계는 무엇인지 다시 소통하는 식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아직 검토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해 공시가 어려운 경우 대략적인 타임라인이라도 소통한다면 투자자로서는 ‘안심’할 수 있습니다.

사실 투자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도 공시에 들어간 노력이 허사가 되지 않도록 산업별 주요 기후 리스크와 대응 방안, 장애물 등에 대한 이해를 더 높여야 하는 큰 숙제가 있습니다. 이 역시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지요. 기업과 투자자가 모두 서로 어려운 숙제를 풀어야 하는 것을 인정하며 진정성 있게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박세원 키움자산운용 ESG전략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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