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美 장바구니 최애템…'19센트 바나나' 사라졌다

입력 2024-03-26 19:03   수정 2024-03-27 01:16

미국 대형 식료품 체인 트레이더조스가 20년 넘게 19센트를 유지해온 낱개 바나나 가격을 20% 올렸다. 기후 변화로 바나나 작황에 문제가 생기면서 글로벌 바나나 가격이 급상승한 영향이다.

25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트레이더조스는 최근 낱개 바나나 가격을 개당 19센트에서 23센트로 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20년 이상 바나나 가격을 개당 19센트로 유지해 왔다”며 “이제는 가격에 변화를 줄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트레이더조스는 2001년부터 바나나를 낱개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트레이더 조스의 대표 상품으로 고객이 가장 좋아하는 농산물로 꼽힌다. 저렴한 가격에다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제품을 판매한다’는 트레이더조스 콘셉트와 맞아 미끼 상품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트레이더조스도 고물가에 수익 악화를 견디면서 20년 지켜온 바나나 가격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유엔 식량농업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바나나는 지난해 소매점 가격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미국인들에게 저렴한 과일로 인식된다. 미 노동 통계국 집계 결과 미국 바나나 평균 가격은 최근 1년(2023년 2월~올해 2월)간 파운드당 62~64센트 사이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CNN은 “바나나 가격이 변하지 않은 이유로 식료품점 간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바나나가 ‘로스 리더’(고객을 유인하고 더 비싼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가격을 낮게 책정하는 품목)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매년 식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바나나 가격도 오르고 있다. 공급망 혼란, 이상 기후, 에너지 가격 상승, 인건비 등 여러 요인이 겹쳤다. 지난 12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세계바나나포럼(WBF)에서도 관련 문제가 제기됐다. 영국 BBC에 따르면 파스칼 리우 WB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후 변화는 실제로 바나나 산업에 엄청난 위협”이라며 바나나는 온도 상승에 민감해 일부 지역에서 작물이 전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바나나 산지에서 유행 중인 파나마병도 이상 기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비료, 에너지, 운송비용은 물론 농장들이 인력 부족에 시달리면서 바나나 생산비용도 큰 폭으로 올랐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글로벌 바나나 가격은 2012년부터 10년간 미터톤당 1100~1200달러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초 1685달러까지 치솟았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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