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왜 이러나"…개미들 '성토장' 된 SK이노베이션 주총장

입력 2024-03-28 14:40   수정 2024-03-28 17:39


"아내와 자식 계좌까지 해서 총 20억원을 넘게 투자했는데 반토막이 났습니다"

28일 서울 서린동 SK본사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주주총회에서 만난 한 주주는 이렇게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3년 사이 고점 대비 60% 가량 하락하면서 이날 주주총회는 회사의 실적 개선과 주주환원에 대한 '성토장'이 됐다.

주주들은 SK이노베이션이 벌어들이는 돈이 SK온 설비투자 등에 들어가고 있음에도 SK온이 배터리 분야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SK온이 분할상장을 예고하고 있음에도 주주보상책이 부족하다는 점을 언급됐다.

한 주주는 "SK 이노베이션의 PBR(주가순자산 비율)이 0.5배 밖에 안되고 시가총액도 11조 5000억원 가량밖에 안된다"면서 "경륜이 더 짧은 양극재 회사조차 20조~30조 하는데 이정도인 건 회사가 부끄러워해야 한다. 시장에 신뢰를 잃고 소외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래였으면 주주들이 누렸어야할 SK이노베이션 정유부문 실적을 SK온을 위해 희생하며 투자하고 있는셈인데 도대체 SK온은 언제 흑자전환을 하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2021년 2월 27조원이 넘었던 SK이노베이션의 시가총액은 현재 11조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실제 시장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정유사업으로 벌어들이는 막대한 돈이 SK온의 설비투자 등에 쓰이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점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날 주총에 참여한 또다른 주주는 SK온의 분할 상장과 그에 대한 미흡한 주주보상책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추후 SK온이 상장하면 시가총액 10%에 해당하는 주식을 공개매수하고, 공개매수에 응한 주주들에게 현금이 아닌 SK온 주식을 나눠주겠다는 계획인데, 너무 미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주주들에게 유상증자로 모은 돈 중 4000억원이 미래에 대한 투자보다는 부채 상환 등에 쓰이면서 시장의 신뢰를 잃었는데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주주총회에 참석한 SK이노베이션 및 SK온 임원들은 회사 실적을 끌어올려 주가도 부양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올해는 높아진 대외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어느때보다 도전적인 환경이 될 것"이라며 "전체 사업영역 체질 개선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올해 미국 JV(조인트벤처)가 가동 되는 등 수익성 개선이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K온 측은 2024년 하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2026년경에는 회사가 정상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SK온이 보유한 배터리 관련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도 비쳤다. 최영찬 SK온 최고관리책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나 삼성SDI와 비교해 기술적 열세가 있다는 얘기와 관련해 사실 기술은 저희가 가장 괜찮다"며 "하이니켈 파우치도 가장 먼저 했고, CES에서 최우수혁신상도 받았다"고 했다.

다만 SK온 분할상장과 관련 주주보상책을 강화하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주주보상책을 강화하라는 요구와 관련 강동수 SK이노베이션 전략·재무부문장은 "이사회 및 다른 주주들과도 논의해봐야할 사항"이라며 "원론적인 답변밖에 못하는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 임원으로서 주가 하락에 대해 주주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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