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럭셔리' 뺨치는 실속…'4.5성급' 호텔 앞세워 출점 경쟁 [이선아의 킬러콘텐츠]

입력 2024-03-28 16:12   수정 2024-03-28 20:30


롯데·신라 등 호텔업계가 ‘L7’, ‘신라스테이’ 등 부띠크 호텔을 앞세워 출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5~6성급 초호화 호텔 대신 4.5성급을 표방한 부띠크 호텔로 초기 투자액을 줄이는 동시에 내외국인 ’호캉스‘ 수요까지 빨아들이겠다는 전략이다. 과거 주력 사업이던 면세 부문이 고전하면서 부띠크 호텔이 ‘실적 개선의 열쇠’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럭셔리 노하우 녹인 4.5성급 호텔
28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와 호텔롯데는 올해 각각 부띠크 호텔 브랜드인 신라스테이와 L7으로 국내외에 출점한다. 신라스테이는 올해에만 세 곳이 새로 생긴다. 상반기엔 제주 이호테우, 하반기엔 전주·세종에서 문을 연다. 호텔롯데는 현재 명동·홍대·강남에서 운영 중인 L7의 4호점을 오는 6월 부산 해운대에 열 계획이다.

부띠크 호텔은 해외 진출의 ‘선봉장’ 역할도 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신라스테이를 짓고 있다. 호텔신라가 미국에 여는 첫 호텔이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안에 L7 해외 1호점을 연 데 이어, 다음달 L7 시카고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신라스테이와 L7은 각사 브랜드 라인업에서 ‘럭셔리’보다는 ‘비즈니스 호텔’에 가까운 모델이다. 객실 수도 신라호텔 서울(464실)·롯데호텔 서울(1015실)에 비해 적은 200~300여개고, 숙박료도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여느 3~4성급 비즈니스 호텔과는 다르다. 호캉스 수요까지 잡기 위해 럭셔리 호텔에 있을 법한 시설과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했다. L7은 비즈니스 호텔로는 드물게 루프탑 수영장을 갖추고 있다. L7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5성을 받은 이유다. 신라스테이도 신라호텔 수준의 객실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호텔업계가 부띠크 호텔을 중심으로 출점에 나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3의 시그니엘·신라호텔'을 짓는 것보다 기간과 비용은 적게 들면서 럭셔리 호텔을 운영해온 노하우를 잘 녹일 수 있어서다.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관광객 수가 회복하면서 고객층도 탄탄해졌다. 최근 3개월간 L7의 평균 투숙률은 80%를 웃돌았다. 신라스테이도 평균 투숙률이 전년보다 10%포인트 올랐다.
○실적 개선 열쇠 된 호텔
이같은 호텔업계의 전략은 면세업 불황과도 맞닿아있다. 과거 핵심 사업이었던 면세 부문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자 호텔 부문에서 실적을 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호텔롯데 면세사업부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1년 81.1%에 달했지만, 2년 만에 65.2%(3분기 기준)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호텔사업부 비중은 13.6%에서 26.7%로 늘어났다. 호텔신라 역시 호텔·레저 부문 매출 비중이 2021년 12.7%, 2022년 13.3%, 2023년 19.1%으로 매년 늘고 있다.

L7과 신라스테이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서 ‘위탁경영’을 맡기는 곳도 늘고 있다. 굳이 부지나 건물을 매입하지 않고도 L7과 신라스테이 브랜드를 빌려주고 객실 관리, 직원 교육 등으로 돈을 버는 구조다. 신라스테이 LA점과 L7 시카고점이 이런 방식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국내 호텔 시스템 수준이 어느 정도 올라왔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이라며 “기업 입장에선 자산을 가볍게 갖고 갈 수 있는 ‘에셋 라이트’ 효과도 낼 수 있다”고 했다.

L7과 신라스테이가 성공하자, 다른 호텔들도 부띠크 호텔으로 출점에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해비치 호텔은 부산 해운대에 ‘해비치플레이스’(가칭)라는 브랜드로 부띠크 호텔을 짓고 있다. 한화호텔앤리조트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타깃으로 한 호텔 ‘마티에’를 2030년까지 10곳 이상 지을 예정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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