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테슬라의 구독 실험, 성공? 실패?

입력 2024-03-29 13:30  


 -FSD, 일시적 무료 개방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이익을 내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제조사인 만큼 제품을 판매하는 일이다. 물론 판매에는 경쟁이 뒤따르기 마련이고 이때는 가격 할인이 동원된다. 당연히 할인 만큼 대당 판매 수익은 줄어든다. 대신 많이 팔리기를 바란다. 이른바 ‘박리다매(薄利多賣)’ 전략이다. 두 번째는 서비스다. 

 하지만 BEV라는 점에서 큰 사고가 아닌 이상 유지 관리로 이익을 내기 쉽지 않다. 외장부품 교체 때 부품을 비싸게 팔아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비중은 미미하다. 세 번째는 소프트웨어 유상 업그레이드다. 흔히 말하는 FSD(Full Self Driving) 프로그램 제공 수익이다. ADAS 기능을 향상시킨 FSD를 업그레이드하려면 일시에 1,600만원 넘는 비용을 지불해 구매하거나 매월 26만원 정도의 구독료를 받는다. 

 그런데 최근 테슬라의 FSD 수익 전략에 빨간 불이 켜졌다. 2019년 3분기만 해도 북미에서 테슬라 구매자의 53%가 FSD 기능을 돈 주고 샀다. 그러나 2022년 같은 기간 구매 비율은  14%로 떨어졌다. 결국 일론 머스크는 FSD를 탑재할 수 있는 미국 내 모든 테슬라 차주에게 한달 무료 이용을 제안했다. 

 FSD 유상 판매 또는 유료 구독 서비스는 중요한 수익원인 만큼 일단 사용을 유도하고 기능의 차이를 확연히 느끼면 구매 또는 구독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테슬라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가격 인하와 소비자들의 낮은 FSD 구매율이 이익을 심각하게 손상시켰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SDV(Software Defined Vehicle)의 대표 사례로 여겨지는 테슬라의 FSD 유상 판매가 실제 성공할 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한데 먼저 부정론은 승용차 평균 보유 기간을 이유로 삼는다. 시장조사기업 IHS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 내 승용차의 평균 차령은 11.9년이다. 그리고 처음 새 차를 사서 되팔 때까지 평균 6.5년을 보유한다. 신차 출고 때 이미 ADAS 기능이 탑재된 상황에서 3~4년이 흐르고, 이때 FSD의 유상 업그레이드 기회가 주어진다면 실제 돈을 지출하겠느냐는 것이다. 되팔 때까지 불과 1~2년만 남는 탓이다. 어차피 다시 새 차를 구입할 계획이라면 굳이 업그레이드에 비용을 쓰지 않는다는 뜻이다. 

 반면, 긍정론자는 테슬라 소비자들의 성향을 주목한다. 일반적인 내연기관 제품과 달리 IT 기기에 매우 친숙한 소비층이 테슬라를 구매한 만큼 새로운 기능 향상에 비용 지출을 아까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새로운 문명(?)을 접하는데 익숙한 테슬라 소비자에게 소프트웨어 유상 업그레이드는 오히려 보유 기간이 오래될수록 사용하려는 욕망이 강해진다는 의미다.

 따라서 FSD 무상 한달 제공은 사용자경험 확대 차원에서 매우 강력한 수익원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믿는다. 미국 내 일부 투자자들이 현재 5%에 불과한 FSD 사용자가 2026년 20%까지 증가하면 테슬라의 수익이 1조3,000억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테슬라의 구독 서비스가 곧 캐시카우 역할을 한다는 얘기다. 

 IT의 진화는 늘 빠르게 진행된다. 그런 점에서 변화 속도에 민감한 소비층은 FSD 업그레이드를 환영할 수 있다. 당연히 비용 지출은 싫지만 기능 향상이 뛰어나다면 충분히 지갑을 열 수 있다. 반면 테슬라가 판매하는 제품도 결국은 '자동차'라는 이동 수단으로 본다면 굳이 업그레이드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우선 항목으로 보면 '이동'이 기본이고 IT는 그 다음으로 여기는 탓이다. 그런데 소비자 성향이 다른 두 집단의 공통점도 있다. 이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었다는 사실이다. 이 말은 전기 이동수단으로서 테슬라와 첨단 IT 기능의 종합체인 테슬라 제품 이미지가 중첩됐음을 나타낸다. 그래서 FSD의 유상 업그레이드 사용 비율이 어떻게 달라질지 사뭇 궁금할 따름이다. 

 박재용(자동차 칼럼니스트,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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