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를 올리는 가장 직관적인 방법 중 하나는 주가와 기업 오너·경영진의 보상을 연동하는 것이다. 주가에 따라 자신의 소득이 결정된다면 어느 경영진이 이를 방치할까. 하지만 한국에선 이런 대책을 도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 ‘소액주주를 위해 주가는 올라야 하지만, 오너와 경영진이 부를 축적하는 것은 두고 볼 수 없다’는 이율 배반적인 인식이 깊게 박힌 탓이다. 스톡옵션에 대한 우리나라의 규제 강도가 유난히 센 것도, 과도한 상속세가 주가를 억누르는 요인이 되고 있음에도 제대로 손보지 못하는 것은 그런 배경에서다. 이래저래 경영진이 주가를 신경 써야 할 동기가 유난히 적은 게 우리나라다.최근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RSU)을 놓고 제기되는 논란도 그런 왜곡된 프레임의 연장선에 있다. RSU는 성과를 내고 근속연수를 채운 임직원에게 주식을 나눠 주는 제도다. 대체로 5~10년가량 근속하면 그 이후 매년 조금씩 나눠준다.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인 스톡옵션보다 진화한 것으로, ‘회사 가치를 키울수록 더 보상해준다’는 주주가치 제고 방식을 가장 명징하게 구현한 제도다.
RSU는 2000년대 초반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을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와중에도 실리콘밸리 대표 기업들이 인재 유출을 막고 기업 경쟁력을 지탱한 원동력이 됐다. 미국에선 주요 상장사 3분의 2가, 일본에서도 벌써 3분의 1가량이 RSU를 도입했다고 한다. 요즘 미국과 일본이 펼치는 빅테크 랠리의 기저에는 이 RSU가 있다.
RSU는 지금도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TSMC나 텐센트 같은 중화권 대표 기업들도 우리보다 빨리 RSU를 도입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세제 혜택을 주며 기업들의 RSU 도입을 독려한다. 사회주의 국가조차 기업 가치를 올리려 경영진의 ‘이기심’을 자극하는데, 우리는 ‘주가는 올라도 부의 축적은 안 된다’는 편견에서 한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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