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 부메랑…'영업권 손상' 속출

입력 2024-04-01 16:02   수정 2024-04-02 09:36

카카오 현대백화점 넷마블을 비롯해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운 기업들이 ‘영업권 손상’ 부메랑에 직면했다. 영업권은 인수합병 과정에서 붙은 웃돈을 뜻한다. 통상 인수금에서 인수대상의 순자산 가치를 뺀 금액이다. 기업들은 인수한 회사의 미래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영업권 손상 여부를 결정한다. 영업권 손상 충격에 ‘M&A 큰 손’ 기업들의 실적도 나빠지고 있다.
○카카오·현대백화점 등 영업권 손상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해 1조4833억원의 영업권을 손상처리했다고 공시했다. 그동안 진행한 M&A의 역풍을 고스란히 맞은 것이다. 멜론(인수금액 1조8700억원), 라이온하트(1조2041억원), SM엔터테인먼트(1조3950억원), 타파스(5700억원) 등의 현금창출력이 줄면서 손상 규모가 커졌다.

카카오의 SM엔터 영업권 손상처리 규모가 2800억원에 달했다. 카카오게임즈(라이온하트)에서는 1377억원이 손상처리됐다. 타파스와 멜론 등 영상 제작 스튜디오를 포함해 영업권 약 8892억원을 손상처리했다.

영업권 손상처리 여부는 향후 현금흐름 전망을 바탕으로 결정된다. 인수한 회사들의 실적이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카카오의 손상폭도 커졌다. 예컨대 멜론의 영업이익률은 2022년 10.3%~11.9%에서 지난해 5.9%~6.6%로 5%포인트가량 떨어졌다.

현대백화점도 메트리스 기업인 지누스 인수로 지난해 2583억원을 손상처리했다. 2022년 지누스의 영업권 358억원을 상각한 현대백화점은 이어 지난해까지 지누스와 관련해 2941억원의 영업권을 상각했다. 현대백화점은 2022년 3월 메트리스 기업 지누스를 8790억원에 인수했다. 이 회사의 역대급 M&A다. 하지만 M&A 당시 잡은 영업권 대부분을 손상처리했다. 현재 지누스 주가는 1만4900원대로 현대백화점 인수 전(8만800원)에 비해 81%가량 폭락했다.
○실적 갉아먹는 손상차손
영업권 손상은 기업 실적에 직격탄으로 작용한다. 통상 영업외손실로 회계처리한 결과다. 영업권 상각으로 현대백화점 실적도 큰 폭 나빠졌다. 이 회사는 지난해 순손실 408억원을 기록했다. 사업보고서 공시를 시작한 지난 2002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공격적 M&A로 사업 영역을 넓혀온 기업들도 비슷한 영향을 받았다. SK와 넷마블은 올해 영업권 손상차손이 늘어났다. SK는 지난해 영업권으로 손상처리한 금액 4486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854억원을 손상처리한 것과 비교해 늘어났다. 넷마블도 2022년 805억원에서 지난해 906억원으로 늘었다. SK는 자회사인 SK E&S의 계열사와 SK스퀘어 계열사의 영업권을 상각한 영향이 컸다.

신세계는 지난해 신세계라이브쇼핑 등을 인수하면 생긴 영업권 가운데 503억을 손상처리했다.

이마트는 G마켓 등 대규모 M&A로 영업권 5조900억원이 잡혀있어 향후 손상처리할 경우 순이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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