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입력 2024-04-01 17:56   수정 2024-04-02 00:28

공상과학(SF)영화의 기념비적 걸작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년 개봉)는 영화사상 가장 논쟁적인 작품 중 하나다. 인간의 경계적 호기심을 기반으로 미지의 우주와 인류의 진화, 기술 권력, 인공지능(AI)의 미래 등 심오한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해서다. 이 영화는 인류에게 문명의 지혜를 준 ‘검은 돌기둥’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목성으로 향하던 디스커버리호에서 우주선을 제어하는 AI 할(HAL 9000)이 반란을 일으키며 위기가 고조된다. 하지만 주인공이 스타게이트라는 우주 통로를 통해 다른 차원으로 이동해 새롭게 진화한 존재로 재탄생하며 막을 내린다. 여기서 스타게이트는 AI의 위협을 극복한 인류의 승리를 상징한다.

1994년 개봉한 영화 ‘스타게이트’는 이런 우주의 초공간 이동장치를 전면에 내걸었다. 스타게이트를 발견한 미 공군이 비밀리에 게이트를 작동해 외계인들과 교류하며, 지구와 우주를 위협하는 세력에 대항하는 내용을 담았다. 1997년 드라마 시리즈로도 제작돼 10년간 방영을 이어가 최장수 SF 드라마의 반열에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1000억달러(약 135조원)를 들여 슈퍼컴퓨터를 포함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한다. 일명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다. 이 데이터센터의 핵심은 슈퍼컴퓨터. 차세대 거대 AI 모델의 훈련과 구동을 위해 맞춤 설계한 첨단 AI 반도체 수백만 개를 사용해 현존하는 최고 슈퍼컴퓨터(미국의 프런티어) 성능의 최소 250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르면 2028년 선보일 스타게이트가 영화처럼 인간의 지식과 상상력을 넘어서는 초지능 시대를 앞당기고, AI와 공존하는 새로운 차원의 미래를 여는 가교 역할을 할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처럼 미래를 바꿀 ‘초거대 AI’ 주도권 경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한국은 갈수록 변방으로 밀리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AI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반도체, 배터리처럼 AI를 국가전략기술에 포함해 세액공제를 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지만, 총선에 정신 팔린 국회에는 들리지 않는 ‘허공의 메아리’일 뿐이다.

유병연 논설위원 yoob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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