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타임오프 악용 깨부순 서울교통公의 '원칙맨'

입력 2024-04-01 18:35   수정 2024-04-02 10:43




“썩은 사과를 도려낸다는 각오로 전수조사를 밀어붙였습니다.”

1일 성중기 서울교통공사 상임감사(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동조합 간부들이 출근하지 않는 도덕적 타락과 직업윤리 의식 부재로 인한 부패 수준이 심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성 감사는 타임오프(근로시간 면제)를 악용한 서울교통공사 노조 간부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이끈 인물이다. 2선(2014·2018년) 서울시의원인 그는 임기 내내 교통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전문성을 인정받아 작년 5월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과 함께 공사에 부임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건드리는 건 쉽지 않았다. 적자 문제가 심각한 공사 경영을 효율화하라는 시 안팎의 요구가 큰 상황에서 ‘전수 조사’를 벌이겠다고 하니 큰 저항에 부딪혔다. 성 감사는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의 근로 의욕을 고려해서라도 전수 조사는 반드시 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대대적인 비위 사실이 적발됐다. 지난해 공사 전체의 근로시간 면제 인원은 32명(전임자 기준)에 불과했지만 역무·차량·기술 본부 등 각 부서와 역사별 지부로 나눠 보니 1년간 타임오프를 악용한 간부가 311명에 달했다. 1년 중 150일간 일하지 않거나 근무 시간에 당구를 치고 음주한 사례도 나왔다. 공사는 그중 46명에게 파면, 해임, 정직 등의 중징계를 내렸다.

성 감사는 “근로 원칙을 최우선 순위로 삼아 징계를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왜곡된 노사 상생 분위기를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게 감사의 역할”이라며 “무차별적인 징계가 목적이 아닌 만큼 소명은 최대한 받아주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조사와 징계 과정에서 노조 내부에서 나온 ‘자성의 목소리’는 그에게 큰 힘이 됐다. 성 감사는 “조사에 참여한 조합원 중 일부는 ‘이렇게 근무를 안 하는 사람이 있구나’라며 놀라기도 했다”며 “고질적으로 위반하는 일부 사람이 문제였는데, 내부에서도 ‘잘못된 건 잘못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여론이 점차 커졌다”고 말했다.

대규모 일탈이 장기간 반복된 데 대해 그는 “정해진 시간에 근무해야 하는 일터의 기본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무시돼온 것”이라고 답했다. 잘못된 일이 한두 차례 덮이다 보니 관행이 됐고 관리자도, 공사 고위직도 손대기 힘들게 됐다는 것이다.

성 감사는 “타임오프제를 철저하게 관리해 위반 행위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과제”라며 “서울교통공사 사례가 다른 공기업과 공공기관 노조에도 반면교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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