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베트남 진출 15년 만에 배당 결실

입력 2024-04-01 19:33   수정 2024-04-09 15:56

한화생명이 베트남 자회사로부터 첫 배당을 받은 것은 향후 글로벌 사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조치로 해석된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최고글로벌책임자(CGO)로 취임한 김동원 사장 주도하에 ‘2030년 베트남 톱5 보험사 진입’을 목표로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국내 보험사의 해외 진출을 독려하는 가운데 선발주자인 한화생명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면서 금융권도 주목하고 있다.

철저한 현지화가 성공 비결
한화생명의 전신인 대한생명은 2008년 국내 보험사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했다. 국내 생명보험사가 지분 100%를 단독 출자해 현지법인을 설립한 첫 번째 사례다. 현지 회사를 인수하거나 합작회사를 설립하지 않고 설립 인가부터 영업까지 그야말로 ‘맨땅’에서 일궈냈다.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성공적인 정착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생명은 법인장 등 3명을 제외한 영업과 교육, 재무관리자 등을 모두 현지인으로 채용했다. 이들은 베트남 금융 환경에 밝은 데다 보험설계사들과의 의사소통도 원활해 조직력을 키우고 안정적인 성장 토대를 다지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자본금 6000만달러(당시 약 700억원)로 시작한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지난해 9816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베트남 10위권 생보사’로 성장했다. 영업 첫해인 2009년 약 23억원에 불과했던 수입보험료(계약자에게 받아들인 보험료)는 지난해 2105억원으로 100배 가까이 증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보험가입률이 낮아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며 “베트남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보험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면서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외형적 성장뿐 아니라 질적 개선도 이뤄냈다.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2016년 첫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지난해 설립 15년 만에 누적 흑자를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은 2021년 80억원에서 지난해 471억원으로 2년 만에 6배가량 불어났다.

베트남법인은 모회사인 한화생명을 대상으로 1000억동(약 54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에도 나선다. 삼성생명(태국), 미래에셋생명(베트남) 등 해외 자회사가 흑자를 낸 곳은 있지만 한국 본사로 현금을 배당하는 것은 한화생명이 처음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단순 흑자 전환이 아니라 지금까지 투자금과 손실액을 모두 보전한 만큼 배당에 나서도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자회사 GA도 흑자 전환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2030년까지 베트남 ‘톱5’ 보험사 진입과 함께 세전이익 1000억원을 올린다는 목표다. 한화생명은 또 인도네시아에서도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리포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베트남법인의 현금 배당은 액수보다는 한화생명이 해외 사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한화생명은 올해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도 업계 최초로 외국인 신입사원 선발에 나섰다. 해외 현지 문화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우수한 외국인을 뽑아 글로벌 사업을 담당하는 인재로 육성하겠다는 목적에서다.

대형 생보사 최초로 단행한 ‘제판분리’(보험상품 제조·판매 분리)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2021년 출범 이후 지난해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2년 482억원 적자를 냈지만 작년 6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소속 설계사 수는 2021년 1만9131명에서 지난해 2만2609명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말에는 지분 11.1%를 보유한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를 대상으로 첫 배당(15억원)을 실시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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