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시중은행들도 대체적으로 인터넷은행보다 주담대 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달 27일 기준 연 3.35~5.36%였고, 하나은행은 연 3.405~3.805%였다. 농협은행은 같은 날 동일한 유형의 주담대 최저금리를 연 3.1%까지 낮추며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중 가장 낮은 금리에 주담대를 판매했다. 5대 은행 중 카카오뱅크보다 높은 금리에 혼합형 주담대를 판매한 곳은 우리은행(연 3.8~5.0%)뿐이었다.
인터넷은행 2위 업체인 케이뱅크는 지난달 27일 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연 4.38~6.17%로 책정하며 주요 은행 중 가장 높은 금리에 주담대를 판매했다. 주담대를 판매하는 인터넷은행 2개사와 5대 시중은행 중 혼합형 주담대 최저금리를 연 4%대로 책정한 곳은 케이뱅크가 유일하다.
이처럼 인터넷은행의 대출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은 것은 이례적 현상이다. 올초까지만 해도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확연하게 시중은행보다 낮았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새로 판매된 주담대의 평균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연 3.7%)와 케이뱅크(연 3.7%)였다. 반면 5대 시중은행의 1월 주담대 평균금리는 연 3.88~4.43%로 인터넷은행보다 높았다.
반면 인터넷은행들은 1월 9일 비대면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가 시행된 이후 가계대출 신규 유입이 급격히 늘었다. 1월 한 달 동안 갈아타기 서비스를 통해 카카오뱅크에 유입된 주담대 액수(9151억원)가 5대 은행 합산(3212억원)의 세 배에 이를 정도였다. 이에 인터넷은행들의 대출 자산이 짧은 기간에 급격히 늘면서 지난달부터는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따라 대출 증가를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했다.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 사이에 주담대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자 기존에 인터넷은행을 이용하는 차주들도 시중은행으로 대출을 갈아타는 것을 고민해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5대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갈아타기 금리는 지난달 27일 기준 연 3.63~3.79%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신규 주담대 금리보다 낮다.
다만 기존 주담대를 다른 은행으로 갈아탈 때는 중도상환수수료를 먼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갈아타기 서비스로 아낄 수 있는 이자보다 중도상환수수료가 더 높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주담대에 대한 중도상환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고 있다. 반면 5대 시중은행과 케이뱅크는 주담대 실행 이후 3년 안에 대출을 상환하는 차주에 대해 중도상환액의 1.4%를 중도상환수수료로 부과하고 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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