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 액면분할 60% '급증'…투자금액 낮춰 증시 띄웠다

입력 2024-04-02 16:26   수정 2024-04-02 16:38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일본 증시가 올해 들어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1년간 상장기업의 주식 액면분할이 6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액면분할은 한장의 증권을 여러 개의 소액증권으로 분할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 기업의 액면분할이 유동주식 수를 늘려 일본 증시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증시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 3월 말로 끝난 2023회계연도에 액면분할을 발표한 기업은 191개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약 60% 증가한 수치다.

일본 기업의 액면분할 움직임은 이달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된 4월 1일 주식 분할을 시행한 기업은 62개에 달했다. 이는 회계연도 시작 시점에 단행된 주식 분할로는 10년 만에 가장 많다.

대표적으로 미쓰비시중공업, 스즈키 자동차, 미쓰이 부동산 등이 사상 처음으로 액면분할에 나섰다. 후지필름은 약 30년 만에 처음으로 주식 분할을 단행했다. 미쓰비시 중공업과 후지스는 10대 1로 주식을 분할했다.

기업이 액면분할을 하면 시가총액은 변함이 없지만, 유통주식 수가 늘어나게 된다. 이는 개인 투자자의 진입 장벽을 낮춰 거래량을 늘리고,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도쿄증권거래소는 100주 단위로만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액면분할 효과가 더 크다는 게 증권업계의 평가다.

일본 증시는 액면분할과 함께 새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 도입으로 젊은 투자자들 유입하고 있다. 일본은 NISA 도입 후 10년 만인 올해 상품 구조를 단순화하고 절세 혜택을 대폭 늘린 신규 NISA를 내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작년 4월부터 올해 1월 1일까지 주식을 분할한 138개 기업의 올해 1분기 일일 거래량은 1년 전보다 7배 늘었다. 특히 일본전신전화공사(NTT)는 주식 거래량이 33배나 급증했는데, 주주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157만명으로 분할 전인 3월보다 70%가량 급증했다. 새로운 투자자 대부분은 40대 이하다.

일본 프랜차이즈 외식 업체 모노가타리코퍼레이션은 작년 2월 액면분할에 나선 후 6월 말 주주 수가 1년 전보다 2.4배 늘었다. 이 회사는 "주주 수의 증가는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경제연구소인 다이와소켄이 2012년부터 10년간 액면분할을 실시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액면분할 이듬해 주주 수는 평균 6% 증가했다.

일본 증시 전문가들은 2024 회계연도에는 더 많은 액면분할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카시 히로키 모넥스 수석 전략가는 "더 많은 개인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싶은 회사들은 아마도 주식을 분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증시가 올해 들어 급등하면서 닛케이지수가 4만 선을 넘나드는 가운데 액면분할이 추가적인 증시 랠리를 끌어낼 지 주목된다. 하지만 일본 증시의 최소 투자금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점은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증시에서 알파벳, 아마존, 애플 등 주식은 모두 2만엔(약 18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지만 일본 증시에는 여전히 최소 투자금액이 높은 종목이 많다"며 "도쿄 일렉트론의 주식을 사기 위한 최소 금액은 383만엔, 레이저테크는 410만엔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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