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졸지에' KT 최대주주 되나…일각선 지분매각 전망

입력 2024-04-02 21:23   수정 2024-04-02 21:41


현대자동차그룹이 KT의 1대 지분소유자가 됐다. 국민연금이 KT의 보유지분 일부를 덜어낸 까닭이다. 자본시장 일각에선 현대차도 KT의 보유지분을 소폭이나마 매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달 20일 KT 주식 288만4281주를 처분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기존 8.54%에서 7.51%로 1.02%포인트 감소했다. 국민연금의 보유 주식수는 2226만2450주에서 1937만8169주로 줄었다.

이에 따라 KT의 기존 2대주주였던 현대차그룹의 지분율은 '졸지에' 1대주주 수준이 됐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를 통해 각각 4.75%, 3.14%만큼 KT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총 지분율은 7.89%다. 국민연금이 KT 최대주주 자리에서 내려온 것은 2009년 KT와 KTF 간 합병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현대차가 곧바로 KT의 법적 최대주주가 되는 것은 아니다. KT는 기간통신사업자라서 최대주주를 변경할 때 정부의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공공의 이익과 국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전기통신사업자 일부를 기간통신사업자로 지정하고 있다. 기간통신사업자의 최대주주가 되려면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공익성 심사, 과기정통부 장관의 최대주주 인가 심사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자본시장에선 현대차그룹이 KT의 지분을 일부 덜어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단 자발적 의지로 가장 큰 지분율을 보유하게 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기간통신사업자 최대주주가 되면 각종 정부 규제를 받을 수 있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 자본시장 내 기업가치 제고 분위기도 현대차그룹의 KT 일부 지분 매각이 점쳐지는 이유다. 현대차와 KT는 2022년 9월 총 7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했다. 자율주행, UAM 등 사업 상호협력을 위해 사실상 서로 우호지분을 마련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최근 자본시장에선 이같은 '지분 동맹'을 줄이고 배당을 비롯한 주주환원을 키우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달 현대차에 KT 지분 5% 등을 매각해 이에 따른 유입자금으로 주주환원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원조 격인 일본도 기업들이 상호간 우호지분을 보유하는 정책보유주를 줄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일본 금융청은 올초 자국 내 4대 손해보험사(도쿄해상·미쓰이스미토모해상·아이오이닛세이손보·손보재팬)에 정책보유주를 각각 청산하라고 요구했다. 각 사는 지난 2월 금융청에 매각 방침이 담긴 업무 개선계획을 제출했다. 4개사는 총 6조5000억엔(약 57조9500억원) 규모 정책보유주를 수년에 걸쳐 전량 매도할 예정이다.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KT가 최대주주 변경을 정부에 정식 요청할 경우 시장은 현대차그룹이 KT에 경영권을 행사할 의향이 있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며 "최근 정책 흐름을 고려할 때 현대차그룹이 KT의 1대주주가 되는 것은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일인 만큼 지분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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