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권 불법거래' 칼 빼들자…홀덤펍도 억대 대회도 '와르르'

입력 2024-04-02 18:33   수정 2024-04-03 00:43

정부가 시드권을 활용한 홀덤 대회가 불법 현금 베팅에 해당하는지 본격 조사에 나서면서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최대 규모의 대회 운영사가 시드권 발행을 중지했고, 20억원대 상금이 걸린 대회 개최를 미루는 등 ‘몸 사리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도박 주무 기관인 사행성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는 홀덤펍 내 변종 현금 베팅 신고자에게 최대 5000만원의 포상금을 내걸고 홀덤 불법 도박 퇴출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2일 홀덤업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국내 최대 규모의 홀덤 대회 운영사 APL은 대회 참가권 격인 시드권 신규 발행을 최근 중단했다. APL과 제휴한 전국 홀덤펍에선 자체 대회에 입상하면 APL이 운영하는 상위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시드권을 지급해왔다.

APL은 기존 국내 1위 홀덤 프랜차이즈였던 WFP가 상금 미지급 사태에 빠지면서 새로 대장주로 떠오른 시드권이다. 시드권은 온·오프라인에서 현금 거래할 수 있어 홀덤펍·홀덤 대회가 ‘도심 속 카지노’라고 비난받는 계기가 되고 있다.

올 들어 상금이 1억원이 넘는 APL 대회가 열릴 때마다 시드권 수요가 폭발했고, 액면가인 장당 10만원보다 높은 10만5000원에 현금으로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규 발행이 중단된 이후 최근 8만원 선까지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홀덤 게임 사이트를 운영하는 APL은 자금력이 있는 편이어서 시드권 가격이 급락하지 않은 것”이라며 “그런데도 신규 발행이 중단되면서 업계 전체가 초긴장 상태”라고 말했다. APL은 총상금 25억원을 내건 대회를 오는 8월 서울에서 열기로 했지만 최근 개최 여부를 재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PL과 제휴한 전국 수백 개의 홀덤펍은 대회를 열지 못하고 체험용 영업만 하거나, 자체 매장에서만 쓸 수 있는 ‘매장 이용권’을 활용해 대회를 열고 있다. 매장 이용권은 시드권과 같이 현금 거래가 활발하진 않지만, 매장 안에서 소규모로 개인 간 현금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경찰과 사감위가 칼을 빼들면서 이런 홀덤펍 내 ‘꼼수 영업’도 조만간 수명을 다할 전망이다. 사감위는 홀덤펍 내 카지노업 유사 행위 신고자에게는 최대 5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고 이달 1일 발표했다. 경찰청도 지난달 18일부터 홀덤펍 등 영업장 불법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있다. 2월 관광진흥법이 개정되면서 홀덤펌 내 시드권 및 현금 거래 적발 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사감위는 현금 거래가 가능하다고 알려진 시드권이 모두 카지노업 유사 행위로 불법 소지가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진식 사감위 사무처장은 “홀덤 문제가 ‘제2의 바다이야기 사태’로 번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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