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선 웹 활용한 여론조사가 대세…韓선 전화방식만 고집

입력 2024-04-02 18:59   수정 2024-04-11 15:32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가 한국경제신문이 피앰아이에 의뢰해 실시한 모바일웹 조사 방식의 여론조사 공표를 중단시키면서 전화 일변도의 국내 선거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논쟁이 불붙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선 이미 십수 년 전부터 데이터 수집이 쉽고 저렴하다는 장점 때문에 웹 조사 방식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반면 전화 조사는 낮은 응답률 문제로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선진국에선 사라지고 있는 전화 조사
이번 4·10 총선을 앞두고 진행된 국내 지역구 여론조사에서 웹 조사 100% 방식을 쓴 것은 한경·피앰아이 조사가 유일하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정당 지지도, 국정수행평가 등에 모바일웹 조사를 도입하긴 했지만 이 경우도 전화면접과 혼합해 이뤄졌다. 한국은 선거 여론조사에서 전화 혹은 자동응답시스템(ARS) 조사 비중이 99%가 넘는다.

하지만 선진국에선 이미 수년 전부터 웹 조사를 중심으로 선거 여론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2021년 여심위가 연구용역을 맡겨 발표된 한국조사연구학회의 ‘웹기반 선거여론조사의 쟁점과 신뢰성 제고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그해 중간선거 등을 앞두고 진행된 815건의 선거 여론조사에서 68%가 ‘온라인 100%’ 방식으로 이뤄졌다. ARS와 비슷한 대화식 음성 응답(IVR)과 온라인을 혼합한 경우는 21%였다. 전화 조사는 10%에 불과했다.

3년 전 보고서인 만큼 현재는 웹 조사 비율이 더 올라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현재 이뤄지는 여론조사도 대부분 웹 조사다.


영국도 마찬가지다. 영국은 2019~2021년 진행된 424건의 선거 여론조사 중 인터넷 조사가 97%였다. 전화 조사는 2%에 그쳤다. 보고서 저자인 조성겸 충남대 교수와 오승호 한국리서치 수석은 “미국과 영국은 전화소비자보호법(TCPA)이 엄격해 통화자 동의를 얻지 않고 휴대폰에 기계가 전화를 거는 방식 등이 금지돼 있다”며 “이런 규제 때문에 웹 조사 비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리서치업체들은 온라인 조사를 위한 패널을 발전된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유거브는 온라인 조사 활동에 참여하기로 동의를 받은(옵트인 방식) 200만 명의 패널을 운영 중이다. 입소스는 미국 인구 대부분을 포괄하는 우편 서비스를 기반으로 6만 명의 온라인 패널을 보유하고 있다. 퓨리서치센터도 미 전역 유선전화 및 휴대폰 등으로 수집한 1만 명의 패널을 갖췄다.
10%도 안 되는 전화 응답률
반면 한국의 여심위는 전화면접 또는 ARS를 통한 기존 방식 외에 문자메시지, 이메일을 활용한 다양한 방식의 여론조사를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 한경·피앰아이의 조사를 두고 ‘동별 안배가 제대로 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응답자 개인정보를 요구한 것도 사실상 모바일웹 조사는 하지 말라는 의미로 여론조사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전화 조사는 한계가 뚜렷하다. 응답률이 ARS는 5% 안팎, 전화면접은 10%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선거철만 되면 응답자가 받을 때까지 하루에 8~9번씩 반복적으로 전화를 돌려 일상에 지장을 주는 사례도 흔하다. 강성 지지층만 과대 표집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한경·피앰아이의 모바일웹 조사는 응답률이 50% 안팎이었다. 웹 조사는 당장 조사에 응하지 않아도 자신이 편한 시간에 설문지에 답할 수 있다. 조사원 없이 스스로 기입하기 때문에 조사원에 의한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A여론조사업체 관계자는 “선진국은 ‘데이터 주권’이라는 철학 아래 응답자 본인이 편한 시간에 클릭해 응답하고 리워드를 받는 시스템을 구축해왔다”며 “정부 기관이 제공한 안심번호를 통해 전화로만 조사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성 여론조사업체의 기득권과 여심위의 관치적 편의주의가 결합한 산물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B여론조사업체 관계자는 “여론조사업체 출신이 여심위 실무진으로 일하거나 업체에 자문을 제공하는 교수가 여심위원으로 참여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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