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지자들 공분에…文 "비가 와도 산은 늘 그자리"

입력 2024-04-03 18:15   수정 2024-04-03 19:46


문재인 전 대통령이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가 와도 산은 늘 그 자리에 있다"고 밝혔다. 최근 부산·울산·경남 등 '낙동강벨트' 더불어민주당 후보 유세 현장에서 조국혁신당과 새로운미래를 응원한 것을 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층의 분노가 쏟아진 후 나온 반응이다.

이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은 비례대표 정당에는 민주당 주도 비례연합인 더불어민주연합을 뽑아달라는 '몰빵론'을 호소하고 있는데, 문 전 대통령의 행보는 이와 정면 배치되는 탓에 이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서 거센 비판이 나왔다. 문 전 대통령의 이날 페이스북 발언은 일부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한 응수 격으로 풀이된다.

사흘째 '낙동강 벨트' 유세 지원
문 전 대통령은 이날 부산 금정을 방문해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적통'으로 꼽히는 박인영 금정 후보 지원 사격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날 오전 김정숙 여사와 부산 금정구 범어사에 모습을 드러내 박 후보와 함께 범어사 방장, 주지 스님 등과 함께 차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문 전 대통령은 사흘째 낙동강 벨트 민주당 후보 유세 지원에 나선 셈이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은 박 후보에게 "이번 선거는 꼭 이겨야 한다. 일단 이겨야 한다"라고 했고, 방장 스님이 회동수원지 규제에 대해 언급하자 "별도의 상수원 대책만 마련하면 양산 동면까지 이어지는 지역에 규제가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부인 김정숙 여사도 박 후보를 향해 '일단 국회의원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이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서는 또 비판이 쇄도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당 대표가 전국 유세 지원을 나서기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고 반박했지만, 대부분은 문 전 대통령의 최근 언행이 민주당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이들은 "제발 잊혀지기를", "잊혀지고 싶다면서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 언행 불일치 극혐오", "전 대통령들처럼 탈당하고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 "본인이 말씀하셨던 '잊혀진 사람으로 살겠다'를 지켜야 한다. 역효과 난다" 등 날 선 반응을 내놨다.

文 행보에 해석 분분…韓은 "고맙게 생각"
퇴임 후 '잊힌 사람이 되겠다'고 공언했던 문 전 대통령은 최근 유세 지원을 '조용한 응원'이라고 설명하면서도 강한 수위의 정치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그는 지난 1일엔 "칠십 평생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 것 같다. 정말 무지하고, 무능하고, 무도하다"고 했고, 이튿날엔 "눈 떠보니 후진국"이라며 윤석열 정부를 향한 직격탄을 연속으로 날렸다. 민주당 험지이면서도 최근 접전지가 많은 부울경에서 지지층을 막판 결집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에서는 "문재인 땡큐"라는 분위기가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충남·대전 지원 유세에 "잊고 있던 지난 정부의 실정을 국민들에게 일깨워줄 것이다. 그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울산시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는 문 전 대통령의 행보를 '선거 개입'이라고 규정하며 반발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부산·경남이 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점을 언급하면서도 "이 선거를 이길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 것 같다"며 "또 하나는 이재명 대표가 이기더라도 사법리스크가 기다리고 있는데 결국 그걸 다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탈당도 안 하고 당을 지키면서 기회를 보자, 승리에 우리도 기여를 했다는 것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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