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 호텔 줄폐업…돌아온 외국인들 "잘 곳 없어요"

입력 2024-04-07 18:48   수정 2024-04-15 16:29


7일 서울 종로구 낙원동의 3성급 호텔 ‘목시 서울 인사동’에서 만난 미국인 관광객 메간 킴 씨(41)는 “인사동과 명동 일대에서 가족이 묵을 4인실을 구할 수 없어 결국 이 호텔 2인실 두 개를 가족이 나눠 쓰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90만 명대로 떨어진 방한 외국인 수가 지난해 1000만 명대를 회복하면서 여행업계가 시내 객실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때 휴업한 호텔이 영업을 재개하는 등 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급증하는 관광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황두연 유에스여행 대표는 “손님을 데리고 와도 재울 만한 곳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인천, 수원 등으로 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4성급 호텔 코로나 이후 14.5% 감소
서울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시내 호텔은 458개(5만9932실)로 2020년에 비해 오히려 줄었다. 시내 호텔은 2018년 440개에서 2019년 460개(6만44실), 2020년 463개로 꾸준히 늘다가 코로나19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데이터를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호텔 부족 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코로나19 이후 방한 여행객의 국적이 다변화하고 여행 패턴이 단체가 아니라 개별 여행객 중심으로 바뀌면서 2~4성급 호텔 선호도가 높아졌지만, 코로나 때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은 곳은 대부분 2~4성급 호텔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숙박업 등록 현황에 따르면 서울에 있는 2~4성급 호텔은 2019년 207개에서 2022년 177개로 14.5%가량 감소했다.

현재 국내 주요 호텔의 예약률은 90%에 육박한다.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따르면 3월 조선 팰리스, 웨스틴 조선 서울,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역 등 서울 주요 호텔의 평균 객실 예약률은 약 90%였다. 전체 예약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80%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객실 가격도 오르고 있다. 2020년 11만원이었던 국내 호텔 평균객실가격(ADR)은 작년 18만원으로 치솟았다.
서울시, 도시계획조례 수정 추진
코로나19 장기 휴업 당시 빠져나간 청소·관리 인력이 돌아오지 않고 있는 점도 관광숙박시설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요인이다. 박정록 서울관광협회 부회장은 “일할 사람이 없어 있는 방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곳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2026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서울시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숙박시설을 늘리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시는 지난 3일 관광숙박시설 건축 시 1.2배였던 용적률을 관광숙박시설 특화 지구단위계획 수립 지역에 1.3배까지 높여주는 내용의 ‘도시계획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관광진흥법상 관광숙박업으로 분류되는 관광호텔, 가족호텔, 호스텔 등이 대상이다. 일반상업지역 기준 용적률 800%에 최대 240%의 추가 인센티브를 통해 호텔 건립을 촉진하겠다는 목표다.

관광업계에선 신축 인센티브 외에 기존 시설의 용도 변경, 인센티브 등 추가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인철 써미트호텔 사장은 “사업성을 위해선 서울 중심에 있는 땅을 확보해야 하는데 서울 도심은 포화 상태”라며 “기존 시설을 호텔로 용도 변경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해련/송영찬/오유림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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