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제자리 걸음…中 가전은 폭풍질주

입력 2024-04-07 18:54   수정 2024-04-15 16:29

메이디, 하이얼 등 중국 가전업체들이 지난해 삼성전자, LG전자 가전 부문보다 훨씬 높은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순이익 증가율로 따지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저렴한 가격’ 하나로 승부해온 중국 가전업체들이 요 몇 년 새 기술력을 대폭 끌어올려 글로벌 무대에서 삼성과 LG를 위협할 정도로 위상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침체 속에서도 고속 성장
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메이디그룹은 지난해 매출 3737억위안(약 70조원), 순이익 337억위안(약 6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보다 각각 8.1%와 14.1% 늘어났다. ‘넘버2’ 하이얼스마트홈도 비슷한 곡선을 그렸다. 매출(2614억위안)과 순이익(166억위안)이 각각 7.3%와 12.8% 증가했다.

중국 중견 가전업체들의 성장세는 더 가팔랐다. 하이센스 가전 부문 매출(856억위안)은 1년 전보다 15.5% 늘었고 순이익(28억위안)은 두 배가 됐다. 로보락은 로봇 청소기 시장을 휩쓸면서 지난해 매출(86억위안·전년 대비 증가율 31%)과 순이익(20억위안·73%) 모두 껑충 뛰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 부문이 정체 상태에 빠진 점을 감안하면 새로 커지는 시장을 중국기업들이 다 가져간 셈이다. 삼성의 지난해 TV·가전 매출은 56조원으로 전년보다 6.9% 줄었다. 이로 인해 ‘글로벌 가전 1위’ 자리도 메이디에 내줬다. LG의 지난해 TV·가전 매출(44조3723억원)은 1년 전보다 2.7% 감소했다.
해외 시장 공략 나선 중국
전문가들은 지난해 내수 침체에도 중국 기업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간 점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가전은 더 이상 내수용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먹히는 제품이란 걸 증명했다는 이유에서다. 메이디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이 회사는 전체 매출의 40%에 해당하는 1509억위안을 해외에서 거뒀다. 메이디는 지난달 28일 인도 브라질 멕시코 등지의 공장 생산 능력을 늘린다고 발표했다.

업계에선 중국 가전이 강해진 이유로 높아진 기술력을 꼽는다. ‘저렴한 제품’을 넘어 ‘좋은 제품’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로보락이 그렇다. 이 회사의 대표 로봇 청소기 모델(S8 프로 울트라) 가격은 150만원으로 120만원 안팎인 삼성·LG 최상위 라인보다 비싼데도 지난해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중국 업체들은 자국 시장에서 검증받은 프리미엄 제품들을 속속 글로벌 무대에 내놓으며 세력을 불리고 있다. 중국 프리미엄 냉장고(1만5000위안 이상)의 절반을 차지하는 하이얼 냉장고와 1년 만에 판매량이 50% 넘게 늘어난 하이센스의 ULED TV 등이 대표적이다. 메이디와 하이얼은 유럽 등지에서 각각 ‘콜모’와 ‘카사르테’란 별도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승부하고 있다.

삼성과 LG는 한발 앞선 기술력과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로 중국 업체들의 도전을 뿌리친다는 전략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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