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줄 알고 쓸줄 아는 'A세대'가 뜬다

입력 2024-04-09 18:11   수정 2024-04-10 00:49


금융·패션·정보기술(IT) 등 소비시장에서 중년층이 주요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만 45~64세 중년층 중 학력·소득 수준이 높고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이른바 ‘A(Ageless·Alive)세대’다. 롯데·신세계·현대 등 국내 주요 백화점 3사의 VIP 고객 절반가량이 50대 이상이다. A세대는 새로운 문화와 기술적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적극적으로 경험해 보려는 특징이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30년 뒤엔 지금의 A세대가 소비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계층이 돼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세대가 소비시장에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는 것은 저출산 여파로 연령대별 인구수 비중이 높은 데다 자산 보유 규모가 젊은 세대의 2~3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KB국민카드가 신용·체크카드 회원 약 2000만 명의 2022년 온·오프라인 주요 업종별 이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오프라인 주요 업종 및 온라인과 배달앱 업종에서 50세 이상의 매출 증가율(전년 대비)은 17%로 20~40세 대비 6%포인트 높았다. 65~69세의 매출 증가율은 23%, 70세 이상은 25%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매출 증가 폭도 컸다.

A세대는 높은 구매력을 바탕으로 새로 떠오르는 신산업의 ‘테스트베드’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웰빙 열풍이 시작된 2000년대 초반 30~40대 주부이던 A세대가 최근 급성장한 친환경·유기농 식품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A세대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구매력이 크기도 하지만 브랜드 충성도가 높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10대와 Z세대에 집중하던 온라인 패션 플랫폼도 A세대를 새로운 타깃 층으로 삼고 있다. 10·20대가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쇼핑몰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카카오스타일은 2021년 40대 이상 여성을 위한 플랫폼 포스티를 론칭했다. 론칭 초기엔 40·50대 여성을 겨냥했는데 지난해 60대 이상 고객이 대거 유입돼 거래액이 전년보다 150% 넘게 늘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A세대는 브랜드 이탈률도 낮기 때문에 충성 고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해외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A세대 같은 계층이 생겨났다. 일본은 1990년대 중반 여유 자금을 해외 주식에 투자하거나 외환 거래로 돈을 버는 ‘와타나베 부인’이 등장했다. 일본에서 흔한 성(姓)인 와타나베에 주부를 뜻하는 부인을 붙인 말이지만 실상은 이들 중 대다수가 은퇴한 남성이다. 미국에서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저금리인 미국에서 돈을 빌려 수익률이 높은 해외에 투자하는 ‘스미스 부인’이 나타났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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