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제2의 우크라이나' 나올 수도…국제 정세 최대 변수는 트럼프

입력 2024-04-12 19:10   수정 2024-04-12 23:58

2022년 2월 21일 새벽 3시께, CNN 앵커이자 수석안보분석가 짐 슈토가 자고 있는 우크라이나 키예프 호텔 방에 전화벨이 울렸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경고 전화였다. 슈토가 동료 기자들에게 이 메시지를 공유했을 때 많은 이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사흘 후 실제로 공격이 시작됐다.
○발트해 상공의 러시아 항공기
<강대국의 귀환: 러시아, 중국 그리고 다음 세계대전>에서 슈토는 중국과 러시아의 팽창주의로 더욱 위험해진 세계를 묘사한다. 그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로 돌아가 우크라이나와 미국, 유럽 전선을 따라 역사가 전개되는 과정을 관찰자의 시선으로 서술한다. 책에선 러시아 항공기가 발트해 상공에 출현해 윙윙거리는 장면이 생생하게 묘사됐다.

슈토는 대만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중국은 대만 해협에서 군사 훈련을 반복적으로 하는 등 대만을 향해 점점 더 도발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만과 중국 사이 비공식적인 정치적 연결고리도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만 관료들은 그들의 메시지가 중국 지도부에까지 전달되는지 불확실하다고 말한다.

슈토는 중국과 러시아가 사이버 해킹부터 인공지능(AI), 우주 군사화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미국의 취약점을 파고들어 강대국 지위를 노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슈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어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고, 마치 도미노처럼 다른 권위주의 국가들이 두 나라를 따라 주변국을 공격하는 시나리오를 그리며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세계 시장 위협하는 중국의 AI
기술법 분야 변호사 조지 타카치가 쓴 <냉전 2.0: 중국, 러시아, 미국 간 새로운 전투에서의 AI> 역시 새로운 강대국의 관계를 설명하지만 기술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타카치는 새로운 냉전이 과거와 구분되는 가장 큰 차이점은 민주주의 국가들의 중국 경제 의존도다. 반도체 칩부터 양자컴퓨터, 생명공학을 포함한 모든 핵심 기술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잖다. 그중에서도 거의 모든 무기의 치명성을 높일 수 있는 AI 분야에서 중국이 세계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두 책은 공통적으로 세계 주요 국가의 지도자에게 주목한다. 두 저자가 동의하는 한 가지 문제는 바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다. 슈토는 트럼프가 민주 정부와 독재 정부의 차이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데 우려를 보이며, 그를 일컬어 ‘거래주의자’ 혹은 ‘이권추구자’ 등으로 묘사한다. 타카치는 트럼프를 ‘독재자 워너비’라고 부른다.

다만 두 저자는 군소국가가 국제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는 측면이 있다. 슈토와 타카치는 강대국이 체제를 주도한다는 점을 기본 전제로 하고 역학관계를 설명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강대국도 군소국의 행동에 큰 영향을 받는다. 예컨대 북한은 경제, 군사적으로 규모는 강대국보다 훨씬 작지만 국제 정치 상황에 큰 영향을 끼친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서 배울 교훈이 있다면 강대국을 대립에서 갈등으로 몰아가는 우연한 계기만으로도 국제적인 분쟁이 촉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리=신연수 기자

이 글은 WSJ에 실린 제러미 블랙의 서평(2024년 3월 12일) ‘World Powers, Great and Small’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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