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美항공사들 "中에 하늘길 더 열지마"

입력 2024-04-12 18:29   수정 2024-04-13 01:04

미국 주요 항공사와 항공 노조가 조 바이든 행정부에 중국 정부의 ‘반경쟁 정책’을 이유로 중국과 미국 간 항공편 증편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과 달리 중국은 러시아 영공에 접근하며 연료를 아끼는 등 기존 양자 합의를 준수하지 않으며 이익을 얻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중 간 긴장이 항공산업으로까지 번지며 양국 관계가 더 얼어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중 여객 운항 1년 만에 6배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메리칸·델타·유나이티드 항공사 등이 회원사인 미국항공운송협회(A4A)는 미 교통부와 국무부에 서한을 보내 “중국 정부의 유해한 반경쟁 정책이 중단되고 미국 기업과 근로자가 동등하게 시장에 접근할 수 있기 전까지 미·중 간 여객기 운항 증편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최근 중국 항공사의 항공기 운항 횟수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미 교통부는 2020년 전까지 중국 항공사의 미·중 왕복 여객기 운항을 주당 150회까지 허용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 8회로 급격히 줄였다.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항공 수요가 회복되자 이를 지난해 5월 12회, 9월 18회, 10월 24회, 11월 35회로 점차 늘렸다. 지난 2월에는 이달부터 주 50회 운항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교통부는 이런 증편을 “올해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미·중 시장을 더욱 정상화하기 위한 중요 진전”이라고 설명했다.
○中 항공사, 여전히 러시아 영공 비행
A4A는 “미국 항공사들은 2022년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러시아 영공을 통한 운항을 중단한 반면 중국 항공사는 계속 러시아 영공을 비행하는 이점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로이터는 비행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를 인용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미국 항공사들이 러시아 영공 비행을 중단했지만 전쟁 이전에 운항 허가를 받은 중국 항공사들은 여전히 러시아 영공을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자국 상공에서 상대국 여객기 운항을 금지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이를 허용하고 있다.

델타·유나이티드 등 미 항공사들은 러시아 영공 운항 금지로 인한 손실을 연 20억달러(약 2조7500억원)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 뉴욕을 출발해 중국 베이징에 도착하는 항공편이 러시아 영공을 우회하면 약 15시간30분이 걸린다. 러시아 상공을 지날 때보다 1시간30분 더 소요된다. 비행 시간이 증가하면 탑재 연료를 늘리고 승객 좌석 수는 줄여야 한다.

일각에서는 최근 미 항공사들의 중국행 여객기 수익 악화가 증편을 반대하는 이유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중 갈등, 중국 경제 성장 둔화 등으로 미국인의 중국 출장이 감소해 항공사들이 중국행 항공편을 늘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항공사들이 미·중 왕복편을 늘리면 미 항공사 수익률은 더 떨어질 수 있다.
○의회도 증편 반대하고 나서
워싱턴 정계도 불공정한 경쟁과 보안 문제를 이유로 증편 반대에 힘을 보탰다.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의 마이크 갤러거 위원장과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민주당 간사는 별도 서한을 통해 “중국이 기존 양자 합의를 준수하고 승객 수요가 회복될 때까지 항공편을 늘리지 말라”고 바이든 행정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중국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등 주요 공항에서 항공기 슬롯(이·착륙을 위해 허용된 시간)을 제한해 미국 항공을 차별했을 뿐 아니라 미국과의 항공 서비스 양자 협정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항공 시장에 대한 엄격한 진입 제한과 까다로운 운행 및 고객·승무원 대우 규정 등도 불공정 경쟁의 일환으로 지목했다.

미중전략경쟁특위는 중국 여객기를 이용하는 자국민의 안전도 증편 반대 이유로 들었다. 이들은 “미국과 중국을 여행하는 미국 시민이 자신도 모르게 러시아 영공을 통과하는 위험에 노출돼서는 안 되며 이런 관행은 끝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인엽/김세민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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