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목조주택 시장 개척"…'55년 한우물' 영림목재의 도전

입력 2024-04-15 17:58   수정 2024-04-16 00:42

창립 55년째인 영림목재는 해마다 달력을 찍는다. 표지엔 그 해의 주력사업이 소개된다. 2024년의 첫 장을 장식한 건 목조주택이다. 영림목재는 ‘나무로홈’이라는 브랜드를 내건 타이니 하우스(tiny house)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15일 인천 북항에 있는 영림목재 청라공장에서 만난 이경호 영림목재 회장(74·사진)은 “정밀가공을 통해 규격화된 목재를 생산하고 다양한 엔지니어링 공법이 동원되는 목조주택이야말로 목재산업의 꽃이자 종합예술”이라며 “타이니하우스 시장을 개척해 새롭게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영림목재는 지난 2년간 지속적인 설계 개선을 거쳐 20㎡(약 6평) 규모의 목조주택 신모델 개발을 마쳤다. 오는 6월에는 30㎡(약 9평)짜리 목조주택을 선보일 예정이다. 가격은 약 5000만~1억원 미만이다.

나무로홈은 북미 지역에 보편화된 ‘경량목구조’(벽으로 지지하는 방식) 형태가 아니라 한옥과 일본 목조주택에서 활용되는 ‘중목구조’ 방식을 적용한다. 기둥과 보로 지탱하는 구조다. 철물 접합부가 적용돼 지진에 강한 일본 목조주택의 장점도 접목했다. 삼나무, 편백나무, 더글러스퍼 등을 주로 활용한다.

이 회장은 “일본과 유럽 등은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고층 건물까지 목재로 건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한국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목조건물을 늘릴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비영리단체(SLB)가 운영하는 목재 정보 웹사이트(thinkwood.com)에 따르면 건물을 고층 목조건물로 대체하면 탄소 배출량을 14~31% 줄일 수 있다.

이 회장이 목조주택에 눈을 뜬 건 2002년 일본 와세다대에서 연구원 자격으로 목재 가공을 공부하면서다. 이후 이 회장의 권유로 아들인 이승환 영림목재 부사장이 2011년 도쿄대 대학원에서 목질재료 연구로 석사 학위를 취득하면서 목조주택 개발을 본격화했다. 이 부사장이 현재 나무로홈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영림목재는 전원주택은 물론 펜션, 글램핑 등을 대상으로 나무로홈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이 부사장은 “목조주택은 단열성이 뛰어나고 열전도율이 낮아 결로를 최소화할 수 있고 친환경 자재여서 거주자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영림목재는 창업 초기 나무상자 제작으로 출발했지만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팰릿(화물 운반용 깔판), 가구·악기재, 바닥재, 우드슬랩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1993년 인천 남동공단, 2005년 충남 당진 공장을 확보한 데 이어 2022년 청라 공장을 추가로 지었다.

이정선 중기선임기자 leew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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