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업황부진·中공세 '삼재'…석유화학주 '터널끝' 안 보인다

입력 2024-04-18 18:38   수정 2024-04-19 01:05

중동 정세 불안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석유화학주가 내리막을 타고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부진한 업황도 실적 예상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증권가에선 고금리와 고환율도 석유화학업종에 악재가 될 수 있어 당분간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황 악화에 고유가까지 덮쳐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화학주를 담은 코스피200 에너지·화학지수는 최근 1개월(3월 18일~4월 18일) 사이 12.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지수가 0.6% 내린 데 그친 것을 고려하면 에너지와 석유화학주가 유독 부진했다.

개별 종목별로 보면 석유화학주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석유화학 대장주로 꼽히는 LG화학은 한 달 사이 13.9% 빠졌고 롯데케미칼은 같은 기간 16.6% 하락했다. 금호석유(-14.0%), 한화솔루션(-7.7%)도 부진했다.

석유화학업체의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스프레드(에틸렌 가격에서 나프타 가격을 뺀 수치)도 업계에서 손익분기점으로 꼽히는 300달러 선을 밑돌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월평균 에틸렌스프레드는 t당 186달러에 그쳤다. 지난 2월 평균(t당 226.5달러)보다 악화했다. 유가 상승으로 나프타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최대 수요처인 중국이 석유화학 제품 공급을 내재화한 것도 국내 화학주 발목을 잡고 있다.

수익성 악화로 재무 상태가 나빠진 석유화학업체들은 잇달아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LG화학(신용등급 AA+)이 지난달 회사채로 1조원을 조달한 데 이어 금호석유화학(A+), SK케미칼(A+) 등이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찍었다. 신용등급이 하락한 업체들은 회사채 발행도 어려운 상황이다. 부채 비율이 5000%에 육박한 효성화학(BBB+)과 여천NCC(A)는 미매각 사태를 맞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업체에 대한 기관의 투자 심리가 저조해 조달 여건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며 “체질 개선을 통한 주가 부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주식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는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암울한 전망에 투자 보류 의견까지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1분기 실적 기대치는 낮아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7.9% 줄어든 1524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3개월 전 영업이익 예상치(5343억원)에 비해 71% 넘게 쪼그라들었다. 증권가는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이 1분기에 각각 1086억원, 1003억원의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유가 및 달러 동반 강세와 금리 상승으로 매크로 위험이 커져 공격적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유가에 영향을 덜 받는 화학업체들은 개별 호재로 주가가 뛰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가성칼륨업체인 유니드는 원료인 염화칼륨 가격이 하락하면서 최근 한 달 주가가 12.9% 올랐다. 효성티앤씨는 중국 내 스판덱스 수요 회복으로 최근 한 달 주가가 20% 가까이 상승했다.

배태웅/장현주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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