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보다 커진 스와프규모…스와프 가격이 환율 뒤흔든다

입력 2024-04-22 18:50   수정 2024-04-23 02:41

외화자금시장에서 환리스크 회피 등을 위해 거래하는 파생상품인 외환스와프 규모가 원화와 달러화를 직접 교환하는 외환 거래 규모를 7년 연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스와프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스와프시장의 가격인 스와프레이트가 환율을 흔드는 현상도 강화됐다. 외환당국이 외환시장을 넘어 스와프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야만 환율 안정을 달성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환은행의 외환스와프거래 규모는 하루평균 263억달러로, 전년(258억3000만달러)보다 1.8% 증가했다. 작년 하루평균 외환 직접거래 규모 258억1000만달러에 비해 4억9000만달러 많았다. 스와프거래 규모는 2017년부터 7년 연속 외환거래 규모를 넘어섰다. 2017년 외환스와프 규모는 하루평균 197억9000만달러로 외환거래(196억달러)를 넘어섰다.

외환스와프거래는 환리스크를 회피하거나 결제일 조정 등을 위해 현물환과 선물환을 동시에 거래하는 것이다. 현물환을 매도하면서 계약 시 통화 간 이자율 차를 반영한 스와프레이트를 적용해 선물환을 매입하는 식이다.

스와프거래가 급증하는 것은 국내 기업과 기관투자가 등이 환율 변동 위험을 회피하는 데 관심이 커진 영향이다. 예컨대 해외 투자에서 연 5%의 이익을 거두더라도 환율이 연 10%씩 하락하면 환전 과정에서 투자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점을 방지하기 위해 사전에 스와프 거래를 함께하는 것이다. 연기금과 보험사 등의 해외 자산 투자와 기업의 직접 투자가 늘면서 스와프시장이 함께 커진 것으로 파악된다.

통상 스와프레이트와 환율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경상수지 흑자가 나타나면 국내 외환시장에 미 달러화 공급이 증가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하락한다. 동시에 스와프시장에선 현물환을 매도하고 선물환을 매수하는 거래가 활발해지며 스와프레이트가 오른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등의 분석에 따르면 스와프레이트가 상승할 때 환율이 하락하는 인과관계는 2005년부터 뚜렷하게 관측되고 있다.

두 시장의 상호작용이 강해지면서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효과는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예컨대 외환당국이 외환시장에 달러를 공급하면 환율이 낮아져야 한다. 하지만 기관투자가 등이 환율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현물시장에서 달러를 사고 선물환을 매도하는 스와프거래에 나서면서 당국의 개입 효과를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감안해 당국이 외환 스와프시장에 개입할 수단도 마련해 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석 교수는 “단기적으로 외환을 스와프시장에 직접 공급하는 외화대출 제도를 시행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외화채권 발행, 외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 산정방식 개선, 금융회사 외환포지션 규제 완화 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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