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연체율 0%대…"선제적 리스크 관리 성공"

입력 2024-04-23 15:12   수정 2024-04-23 15:18


현대캐피탈이 지난해 0%대 연체율을 기록했다. 캐피탈사는 물론 주요 인터넷 은행, 카드사보다도 낮은 수치다. 2022년부터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결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3일 현대캐피탈에 따르면 지난해 연체율은 0.95%로 집계됐다. 토스뱅크(1.32%), 케이뱅크(0.96%) 등 인터넷 뱅크는 물론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 등 국내 전업 카드사 8곳(평균 1.63%)보다도 낮은 수치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전속금융사다.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고객이 자동차를 구매하거나 빌릴 때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체 상품 자산 가운데 자동차 금융 자산 비중은 80%에 달한다. 국내 캐피탈사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위기에 빠졌지만, 현대캐피탈은 예외인 것도 이런 이유다.

하지만 '연체율 0%대'를 기록한 배경에는 현대캐피탈의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현대캐피탈은 국내 시장에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기 전인 2022년 8월 전사에 '신용위기 1단계'를 선포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미국에서 촉발된 잇따른 금리 인상에 따라 거시 경제 측면에서의 불안정성이 고조되고,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고객이 주로 찾는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자체 연체율 지표는 안정적이었지만, 물가와 금리, 주택 시세, 경기선행지수 등의 주요 거시경제와 신용시장 지표가 1차 위험 수준을 넘어섰다는 분석 결과가 나오자마자 위기관리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현대캐피탈은 이후 관련 대책을 수립하고 실행했다. 우선 개인금융 부문에서 연체 가능성이 높은 무담보 순수 신용대출의 비중을 줄여 나갔다. 대신 우량고객 확보에 집중했다. 그 결과 현대캐피탈 무담보 신용대출 자산의 비중은 2022년 1분기 7%에서 지난해 말 2.3%까지 줄었다.

위기에 대비해 채권관리 체계도 정비했다. 현대캐피탈은 2022년부터 채권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4개 지역본부를 신설해 지역별 채권관리 조직을 보다 세밀하게 재구성했다. 또 연체채권 전담 인력을 선제적으로 확충했다. 고객의 총대출 규모와 상환 여력 등 다양한 채권관리 지표를 기반으로 연체고객 분류 기준을 다시 정립하기도 했다. 연체 금액 상환 여력이 악화한 고객은 전문 상담 인력을 배치해 차별적으로 대응했다.

정교한 인공지능(AI) 리스크 관리 시스템 역시 현대캐피탈의 연체율 관리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이다. 현재 현대캐피탈은 심사, 한도, 금융 범죄 예방, 임대차량 잔가 관리 등 다양한 분야의 리스크 관리에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건전성 관리에 나서면서도 전체 자산은 전년 대비 1조원(2.3%) 가까이 증가한 39조602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 수익은 같은 기간 9.9%(4372억원) 증가한 4조8733억원이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영업이나 마케팅을 축소하는 이른바 디마케팅을 통해 연체율을 낮춘 것이 아니다"며 "안정적인 본업에 충실하면서 캐피탈 업계에 불어닥친 부동산 PF 발 위기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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