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쓰고 9만원 날릴 판"…환불 불가 이유 없어 더 '분통' [이슈+]

입력 2024-05-01 19:27   수정 2024-05-01 20:26

지난해 8월, A씨는 스터디카페 55시간 이용권을 9만원에 구입했다. 구매 후 2시간 동안 사용하고 부득이한 사정이 생겨 업체 측에 계약 해지와 잔여 대금 환불을 요구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환불 불가'였다. 업체 측에선 환불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묵묵부답했다.

B씨는 스터디카페 8주 이용권을 지난해 1월 18만원에 구입했다. 이용권의 40%에 달하는 22일을 사용하고 환불을 요청한 B씨는 중도 해지 위약금에 화들짝 놀랐다. 업체 측에서 "1일 이용료를 1만2000원으로 산정했고, 그러면 돌려드릴 금액이 없다"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위 사례는 모두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소비자원)에 실제로 접수된 스터디카페 관련 피해구제 사건이다. 최근 독서실을 대체해 공부 또는 모임을 할 수 있는 스터디카페가 대중화되면서 소비자가 겪는 피해도 늘고 있다. 대부분의 스터디카페가 무인으로 운영되는 데다 환불 규정 안내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4월 소비자원이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접수된 스터디카페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174건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77건이 접수돼 전년 대비 40% 급증했다.

174건을 불만 유형별로 분석해보면 '사업자의 환불 거부나 위약금 과다 청구'가 85.6%(149건)에 달했다. 월 10~20만원가량의 장기 이용권을 구매한 소비자의 환불 요청을 사업자가 들어주지 않는 경우다. 환불 거부 사유로는 35건의 업체가 '자체 규정'을 들었고, 31건이 위약금 명목, 30건이 단순 거부 등이었다.

일부 사용자들은 스터디카페가 대부분 무인 매장으로 운영되는 데다 환불 규정에 대한 안내는 미비하다고 입을 모은다.

주말마다 집 근처 스터디카페를 이용한다는 경기 성남 거주 20대 대학원생 권모 씨는 "동네의 스터디카페를 1년 넘게 최소 10곳 이상 다녀봤지만 키오스크 근처에 환불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던 적은 1~2곳에 불과했다"며 "하루짜리 당일권으로 끊게 되면 급한 사정이 생겨 자리를 비우게 돼도 그냥 포기한다. 주변에 안내해줄 사람이 없어 환불받을 생각 자체를 못 해봤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25일 소비자원이 공개한 설문 자료에 따르면 스터디카페 이용 경험이 있는 대학생 200여명 중 97.5%가 관리자가 없고 키오스크만으로 결제하는 무인 매장을 이용했다고 답했다.

또 환불 규정도 제대로 안내돼있지 않았다. 소비자원 대전세종충청지원이 지역 내 무인 스터디카페 35곳을 조사한 결과 약 70%에 달하는 24곳이 결제 공간에서 환불 관련 내용을 찾을 수 없었다. 35곳 중 22곳은 환불이 가능했고, 나머지 13곳은 환불 자체가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는 스터디카페에 들어맞는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소비자원은 피해 사건을 다룰 때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과 '학원운영업 및 평생교육시설 운영업'의 기준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

따라서 1개월 이상의 스터디카페 장기 이용권의 경우, 계약기간 중 해지가 가능하다는 것이 소비자원 측의 설명이다. 이유 없이 '환불 불가'라고 통보하는 건 소비자에게 불리한 이용약관인 것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스터디카페의 장기 이용권 구매 시 사업자나 매장 공지를 통해 이용약관과 환불 규정을 꼼꼼히 확인해야 하고, 계약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 사업자에게 문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 이용권 이용 중 해지도 가능하므로 내용증명 우편 등으로 사업자에게 계약 해지 의사를 밝힐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계약금액이 20만원 이상인 경우 신용카드를 3개월 이상의 할부로 결제하면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중도 해지 시 청약 철회 또는 항변권 요구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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