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서울 남대문로 프레이저플레이스남대문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모든 사회 구성원이 이런 의문을 가져야 할 때”라며 “저성장 탓에 여러 문제를 안게 된 만큼 이젠 새로운 방법론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성장률이 연 2% 안팎으로 떨어진 저성장 국면을 타개하려면 정부, 국회, 기업,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최 회장은 “(법과 규제를 제정할 때) 경제적으로 어떤 임팩트(영향)를 줄지 별로 생각을 안 할 때가 많은 것 같다”며 “(정부와 국회는 A안과 B안 중 하나를) 선택할 때 뭘 얻을 수 있고, 뭘 잃을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출산과 인공지능(AI), 반도체, 노동개혁은 다른 이슈 같지만 사실 모두 맞물려 있다”며 “아무리 시급한 문제라도 (성급하게 결정하지 말고) 과학적이고 통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기업 정서에 대해선 “사회 곳곳에 팽배한 반기업 정서를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많은 사람이 ‘나도 기업할 거야’라며 도전하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고 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해선 “누가 되든 미국의 근간을 흔들지는 못할 것”이라며 “법 개정 과정에서 반대 의견을 수렴하는 만큼 지나치게 걱정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업황의 ‘롤러코스터’는 계속될 것”이라며 “설비투자를 얼마나 더 할 것이냐는 업계의 숙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의 만남에 대해선 “엔비디아의 ‘AI 가속기’가 빨리 나올 수 있도록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연구개발(R&D)을 서둘러 해달라는 정도의 얘기가 오갔다”고 했다.
SK온이 벌이는 배터리산업과 관련한 의견도 내놨다. 그는 전기차 ‘캐즘’(대중화 직전 일시적 수요 침체)에 따른 배터리 업황 둔화에 대해 “장기적으론 정상 궤도로 돌아올 것”으로 내다봤다. 최 회장은 “최근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한 건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다소 퇴조했기 때문”이라며 “그렇지만 전기차 전환이 영원히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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