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묻힌 '마법 광물' 6년 뒤부터 캔다

입력 2024-05-07 18:10   수정 2024-05-16 16:47


달 표토를 지구로 처음 가져온 건 1969년 발사된 아폴로 11호다. 미국은 아폴로 17호까지 여섯 번에 걸쳐 달 표토 380㎏가량을 2400여 개 표본 형태로 지구에 가져왔다. 소련도 1970년 루나 16호를 시작으로 1976년까지 여러 차례 달 표토를 채취했다. 이때만 해도 달 탐사는 냉전시대 자존심 대결의 상징이었다. 현재 달 탐사는 자원 선점을 위한 ‘쩐의 전쟁’으로 진화했다. 달 표토에서 경제적 가치가 막대한 헬륨3의 존재가 확인되면서다.

7일 미국 위스콘신대 등에 따르면 달 표면에 묻힌 헬륨3는 최소 100만t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헬륨3는 태양에서 불어오는 전기적 성질을 띤 태양풍에 포함돼 수십억 년에 걸쳐 달에 퇴적됐다. 헬륨3는 지구에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지구의 대기가 태양풍을 막아서다.

헬륨3가 달 탐사의 핵심이 된 이유는 핵융합 발전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핵융합을 일으킬 때 사용하는 원료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다. 바닷물에서 채취가 가능한 중수소와 달리 삼중수소는 자연 상태에 존재하지 않는다. 핵융합로에서 리튬과 중성자를 반응시켜 만드는 까닭에 추출 비용이 비싸다. 삼중수소를 헬륨3로 대체한다면 핵융합 에너지를 낮은 단가에 확보할 수 있다. 삼중수소와 달리 헬륨3는 핵융합 과정에서 방사선이 발생하지 않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헬륨3 1g으로 석탄 40t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헬륨3 100t이면 탄소 배출이나 방사선 문제없이 인류가 1년간 사용할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서구권에서 헬륨3를 가리켜 인류를 에너지난에서 구원할 ‘미친 광물’ ‘마법의 광물’로 부르는 이유다. 석유는 40여 년 후, 천연가스는 60여 년 후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헬륨3를 달에서 지구로 유통하는 시스템이 구축되면 핵융합 시대가 본격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헬륨3를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도 치열해졌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헬륨3 핵융합에너지 기업 헬리온에너지에 3억7500만달러를 투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5월 헬리온에너지의 첫 고객사로서 핵융합발전 에너지 50㎿를 2028년까지 공급받기로 계약했다. 막대한 전력 조달이 인공지능(AI) 시대의 패권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헬륨3를 통한 에너지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헬륨3 경쟁에서 현재까지 가장 앞선 곳은 미국 우주탐사 기업 인터룬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까지 투자금 1800만달러를 모았다. 인터룬은 2028년까지 달에 공장을 건설하고 2030년 채굴을 시작할 계획이다. 일본과 중국도 헬륨3를 가져오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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