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보다 '5시간30분 더'…하루 12시간 주식 거래한다

입력 2024-05-09 14:02   수정 2024-05-09 14:17

한국거래소의 독점을 깰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의 운영에 대한 윤곽이 처음 나왔다.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을 추가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12시간 주식 거래를 할 수 있게 만든 게 큰 특징이다. 또 중간가호가와 스톱지정가호가 등 새로운 호가를 도입하고, 수수료 경쟁을 붙여 거래비용 절감 효과를 꾀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9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금융투자협회에서 '자본시장 인프라의 질적 발전을 위한 ATS 운영방안' 세미나를 열고 개괄적인 ATS 운영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금융위를 비롯해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은 넥스트레이드의 인가 이후 현행 법령상 ATS 운영방안과 통합 시장관리방안을 검토해 왔다. 이번 세미나는 논의 끝에 마련한 방안을 공유하고 시장참여자의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제도 도입 후 10여년 만의 ATS 출범으로 우리 증권시장이 복수시장 체제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경쟁을 통해 효율적이고 편리한 시장이 조성되려면 먼저 안정적이고 공정한 시장관리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며 "오늘 세미나를 계기로 우리 당국도 가이드라인 마련, 법규 정비 등 제도 개선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루 주식거래 시간 12시간…현행보다 '5시간반 더'
ATS 출범으로 주식 투자자들은 기존 거래소와 달리 새롭게 경험하는 것들이 생긴다.

먼저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와 공통으로 운영하는 '정규 거래시간' 전후로 프리마켓(오전 8시~8시50분)과 애프터마켓(오후 3시30분~8시)을 추가로 운영한다. 이에 우리나라 하루 주식거래 시간은 현행보다 5시간30분 늘어난 12시간이 될 예정이다.



한편 한국거래소의 시가 예상체결가 표출시간과 종가 단일가매매 시간이 바뀐다. 시·종가의 대표성을 유지하고, 호가를 접수받아 하나의 가격으로 동시에 체결하는 단일가매매와 가격이 같아지는 즉시 매매체결이 이뤄지는 접속매매의 차이를 활용한 시세조종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한국거래소의 시가 단일가매매 시간은 현행 오전 8시30분~9시를 유지하되 예상체결가 표출시간을 오전 8시50분~9시의 10분간으로 단축하고, 이 10분간 넥스트레이드는 거래를 잠시 중단한다. 또 한국거래소의 종가 단일가매매는 오후 3시25분~3시30분의 5분으로 줄이고, 이 5분 동안에도 넥스트레이드 거래가 중단될 예정이다.

호가 종류도 다양해진다. 현재 우리 증시는 시장가와 4가지 지정가(일반·최우선·최유리·조건부)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가격으로 가격이 자동 조정되는 중간가호가와, 특정 가격에 도달하면 지정가 호가를 내는 스톱지정가호가가 더해진다. 시장 가격에 연동되는 새 호가를 선택해 다양한 투자전략을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넥스트레이드 출범 시기를 즈음해 한국거래소도 함께 새 호가를 제공할 계획이다.
매매체결 수수료, 거래소 대비 20~40%로 내린다
아울러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보다 매매체결 수수료를 20~40% 수준으로 내린다. 시장 간 경쟁이 거래비용 절감을 이끌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등 두 개 증권시장이 동시 운영되는 만큼 통합적인 시장 관리·감독이 필요해졌다.

증권사가 투자자 주문을 최선의 조건으로 집행하기 위한 기준을 사전에 알리고 이 기준에 따라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중 시장을 골라 주문을 넣는 '최선집행의무'가 적용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단일시장이었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에 최선집행의무의 실효를 체감하기 어려웠다. 금융감독원은 상반기 중 최선집행의무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증권사는 이에 따라 최선집행기준과 SOR(Smart Order Routing System) 시스템을 구축해 투자자 주문을 자동으로 집행하기로 했다.

또 공매도에 대한 관리·감독은 넥스트레이드 시장에서도 엄격하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당국은 강조했다. 프리·애프터마켓에서는 공매도가 금지돼 넥스트레이드는 정규시간 중에만 공매도 주문이 가능하게 된다. 공매도 주문 표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등은 넥스트레이드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며, 공매도로 인한 직접적 가격하락을 방지하는 업틱룰은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각각의 직전체결가를 기준으로 운영한다.

가격변동폭과 시장안정장치, 시장감시 및 청산·결제는 현행 한국거래소와 똑같이 적용된다.
ETF·ETN도 매매 허용…"연말 본인가 신청"
당국은 ATS 도입 취지에 맞춰 자본시장 제도도 추가로 정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법규를 개정해 투자자의 거래수요와 시장 유동성이 풍부한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도 ATS에서 매매될 수 있도록 허용할 예정이다.

또 기관투자자가 ATS에서 거래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거래소와 동일하게 ATS에서 주식을 취득해 5% 이상 보유하게 되는 경우에도 공개매수 의무를 적용하지 않을 예정이다. 다만 이는 자본시장법 개정 사항으로, 넥스트레이드가 영업을 개시하기 전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 논의를 적극 지원하고, 개정이 지연될 때는 위반이 발생하지 않도록 증권사 등을 통해 안내하겠다고 전했다.

금융위는 "ATS 운영방안의 내용 중 법규 개정이나 거래소 규정 등이 필요한 사항은 가급적 올 하반기 중 마무리할 예정이고, 넥스트레이드는 2025년 상반기 출범을 목표로 올해 말 본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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