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재 시장, 발전 가능성 높아... 한국, 모범적인 중재지"

입력 2024-05-13 13:56   수정 2024-05-13 14:16



"일본 중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습니다. 일본 시장도 한국을 따라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입니다."

라스 마커트 니시무라앤아사히 파트너변호사(사진)는 지난주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A) 총회를 계기로 12일 진행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독일 출신의 마커트 변호사의 주요 업무 분야는 일본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국가의 국제중재다. 글로벌 로펌인 심슨대처앤바틀렛, 독일 로펌 글라이스루츠 등을 거쳐 2018년 4월 일본 최대 로펌인 니시무라앤아사히에 합류한 마커트 변호사는 지난해 비일본인으로는 최초로 지분을 쥔 파트너 자리에 올랐다.

마커트 변호사는 "일본의 거대한 경제 규모는 물론 일본이 동남아시아·유럽·미국 등 세계 곳곳에 대대적으로 투자 중인 것에 비해 기업 간 중재 사건은 여전히 적다"며 "시장 규모와 중재 건수의 간극을 고려하면 중재 분야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예측했다.

중재 분야에 있어 한국보다 '후발 주자'로 꼽히는 일본은 최근 중재 산업 발전을 적극적으로 꾀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법원 주관의 국제중재 연례행사인 아비트레이션 데이(Arbitration Day)를 도쿄에서 개최한 것이 대표적이다.

마커트 변호사는 "과거 일본 기업들의 바게닝 파워(교섭력)가 높았을 때는 분쟁이 발생해도 대부분 일본 현지 법원에서 소송으로 처리하려는 경향이 강했다"면서도 "2000년대를 거치고 경제력이 변화하면서 더 중립적인 분쟁 해결 방법으로 중재를 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는 일본 기업이 중재의 피청구인인 경우가 많았지만 근래에는 일본 기업이 중재를 청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기업 차원에서 중재를 활용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의미다.

한국의 중재 시장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마커트 변호사는 한국을 중재지로 하는 중재 사건도 다수 처리한 경험이 있다. 마커트 변호사는 "한국은 중재 사건을 많이 유치하는 것은 물론 대형 로펌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중재 사건을 수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한국 법조계는 서로 경쟁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중재 역량을 대외적으로 홍보하는 데에는 단결된 모습을 보여준다"며 "일본 시장도 본받아야 할 부분"이라 평했다.

최근 중재 분야에서 화두로 떠오른 인공지능(AI)의 활용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고 봤다. 중재 판정의 핵심은 기밀을 유지하는 것인데, AI가 공개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마커트 변호사는 "종전 심리 내용을 정리하고 서면을 요약하는 등 단순 업무에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중재 판정문은 대개 비공개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따라 AI가 판정문을 학습하는데 편견을 가지게 될 수도 있다"고 봤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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