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자촌의 변신…'홍제 개미마을' 재개발 추진

입력 2024-05-14 17:28   수정 2024-05-22 16:42


서울 내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판자촌 개발이 속속 가시화되고 있다. 판자촌 주변의 노후가 심한 데다 주택 부족 문제가 대두되면서 서울시와 구청이 종상향 등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어서다. 판자촌 개발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최근 크게 오른 공사비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0년 된 ‘개미마을’ 1호 신통 재개발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대문구는 홍제동 개미마을을 홍제4재개발 해제구역과 공공재개발에서 탈락한 문화마을 일대를 통합한 뒤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재개발하기로 했다. 지난달 토지주를 대상으로 신속통합기획 후보지 동의서를 교부한 데 이어 최근 주민 설명회도 마쳤다.

홍제동 9의 81 외 5필지가 속한 개미마을은 서울의 대표적인 노후 불량 주택지다. 70여 년 전 6·25전쟁 당시 피란민이 모여들며 형성된 판자촌이다. 2006년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된 이후 재개발사업과 주거환경관리사업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개발이 추진됐지만 복잡한 소유 관계, 낮은 사업성 등으로 번번이 흐지부지됐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 ‘나혼자 산다’에 출연해 인기를 모은 김대호 MBC 아나운서가 이 프로그램에서 개미마을에 있는 자신의 집을 공개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종상향 여부가 개발의 변수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개미마을과 그 주변은 모두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묶여 있어 용적률이 150%로 제한되고 4층 이하 다세대, 연립, 단독 등 저층 주택만 지을 수 있다. 구 관계자는 “구릉지인 지형 특성과 사업성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용도지역 상향이 필요하다”며 “문화마을 일대는 3종 일반으로, 홍제4구역 일대는 2종 일반으로 용도지역이 올라갈 수 있도록 서울시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 남은 주요 판자촌 미개발지로는 서초구 방배동 성뒤마을,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성북구 정릉동 정릉골 등이 있다. 정릉골과 백사마을은 각각 올해 1월, 3월 자치구에서 재개발 마지막 관문인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고 이주와 철거를 준비하고 있다. 정릉골에는 15만1791㎡ 부지에 지하 2층~지상 4층 81개 동, 1411가구 규모의 공동주택과 복리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GS건설이 시공을 맡은 백사마을(18만7979㎡)에는 최고 20층, 2437가구 공동주택이 조성된다. 내년 착공해 2028년 완공하는 게 목표다.
‘최고급 아파트 단지’ 변신 기대도
강남권 판자촌인 성뒤마을과 구룡마을은 말 그대로 ‘상전벽해’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우면산 자락에 있는 성뒤마을(방배동 565의 2 일원)은 공동주택 1600가구 건설계획안이 확정됐다. 13만3004㎡ 부지에 최고 20층 공공주택 900가구(임대 590가구, 분양 310가구)를 짓는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내년 2월 사업계획승인을 거쳐 그해 10월 공사를 발주할 예정이다. 700가구가 들어설 주택단지는 민간사업자에게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보상비 문제로 13년간 갈등을 겪고 있는 구룡마을(26만6502㎡)도 개발 윤곽이 잡히고 있다. 구룡마을은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거주지에서 쫓겨난 철거민이 자리 잡으면서 조성된 무허가 판자촌이다. 3000가구가 넘는 대단지가 지어지는 데다 주변 신축 시세가 전용 84㎡ 기준으로 22억원에 달해 최고급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SH공사는 최근 감정평가를 마치고 소유자와 관계인에게 보상협의계약 안내문을 통지했다. 토지 보상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강제수용을 검토해 연내 보상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당초 아파트 2838가구를 지을 계획이었지만 최근 용적률을 높여 3600가구 이상 대단지를 공급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강북 구릉지는 낮은 사업성, 강남권은 보상비 문제를 놓고 토지주나 무허가 거주민의 과도한 요구가 개발에 발목을 잡는다”고 지적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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