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와인 아니었어?"…호텔서 필로폰 만들던 중국인 잡혔다

입력 2024-05-16 12:01   수정 2024-05-16 13:49

와인병에 원료를 숨겨 들여와 국내에서 필로폰 186억원어치를 제조한 중국인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16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와인병에 담겨있던 액체 원료물질로 필로폰을 제조한 후 시중에 유통하려 한 중국 국적의 20대 남성 A씨를 검거·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해외 총책의 지시를 받아 입국한 후, 투숙하던 호텔에서 4월 3일부터 16일까지 필로폰 5.6㎏을 제조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를 받는다. 이 중 2㎏을 판매하려다 지난달 23일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현장에서 필로폰 2kg를 압수하고 A씨가 묵던 호텔에서 필로폰 3.6㎏과 원료물질 300mL를 추가 압수했다. A씨가 제조한 필로폰은 시가 186억원 정도로, 18만6000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경찰이 검거한 마약사범 1만7817명 중 마약 제조로 붙잡힌 사람은 58명(0.33%)에 불과했다. 필로폰 제조는 공정이 어렵고 발각될 위험이 커, 통상 마약사범들은 완제품 형태의 필로폰을 밀수입한 후 유통하는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A씨는 국내에 원료를 들여온 뒤 필요한 도구들을 직접 구입한 후 필로폰을 제조하는 수법을 썼다.

경찰은 해당 사건에 사용된 화이트와인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고, 와인의 색상·점성이 입수된 원료물질과 비슷해 외관상으로는 마약과 관련된 물질임을 분별하기가 어려워 보였다고 밝혔다. 따라서 경찰은 이번 사건 관련 정보를 관세청에 알려 향후 통관 절차에서 마약류 단속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A씨에게 원료가 담긴 와인병 6개를 전달한 대만 국적 B씨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날 경찰은 덱스트로메트로판(러미라)와 프레가발린을 각각 '밀크티 스틱'과 '중국 술병'에 숨겨 밀수입한 C씨를 지난달 12일 구속·송치했다고도 공개했다. 향정신성의약품인 러미라와 전문의약품인 프레가발린은 남용 시 환각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 C씨는 공범 D씨가 중국 심양에서 '밀크티 스틱' 제품 30㎏에 섞어 재포장한 러미라를 지난 2월 23일 국내로 들여온 혐의를 받는다. 또 C씨는 D씨가 중국 술병에 담아 숨긴 프레가발린 45.6ℓ를 지난 2월 3일부터 3월 2일까지 밀수입한 혐의(약사법 위반)도 받는다.

앞서 경찰은 분말 밀크티 스틱 봉지로 위장한 마약류가 국내에 대량 밀수됐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해 B씨를 지난 3월 3일 체포했다. 경찰은 검거 현장에서 밀크티 스틱 1000개를 압수했고, 이후 B씨의 주거지에서 프레가발린이 담긴 술병 12개를 추가 압수했다.

C씨는 러미라와 프레가발린을 투약해도 마약 관련 검사에서 검출되지 않는다고 홍보해 서울 강남과 부산 일대 유흥가에서 유통하려고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특정 마약류가 각종 검사로부터 안전하다는 소문을 듣고 투약하는 경우가 있으나 오랜 노하우를 가진 국과수의 정밀 검사에서 전부 검출된다"며 "절대 마약의 유혹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경찰은 C씨에게 러미라와 프레가발린을 전달한 공범 D씨에 대해서도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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