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브리지에서 낭만과 입맞춤…그대와 나의 황홀경

입력 2024-05-16 17:22   수정 2024-05-17 02:17


붉은 태양이 수평선 아래로 가라앉는 시간. 손을 마주 잡은 연인이 서로를 껴안는다. 프러포즈하듯 무릎을 꿇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가볍게 입을 맞춘다. 붉은 석양이 닿을 듯 닿지 않는 다리 위에서 펼쳐지는 장면들은 한 편의 영화를 연상케 한다. 베트남 남쪽 작은 섬 푸꾸옥의 ‘키스브리지’ 풍경이다. 키스브리지는 지중해를 모티브로 조성한 푸꾸옥 남부 복합단지 ‘선셋타운’의 랜드마크다. 400m 길이의 다리 두 개가 30㎝ 간격을 두고 마주 보는 이곳은 작년 12월 공개된 뒤 사랑하는 이들의 종착지가 됐다. 이탈리아 건축가 마르코 카사몬티가 설계한 이 다리는 한국의 견우직녀 이야기와 매우 비슷한 베트남의 옛이야기 ‘응우랑과 축누의 전설’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야기 속 젊은 연인은 신혼의 단꿈에 빠져 일을 소홀히 한 죄로 옥황상제로부터 벌을 받아 1년에 단 한 번, 은하수 위에서 만날 수 있단다.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이곳은 연인들의 속삭이는 소리로 가득하다. 일몰 때가 되면 낭만은 더욱 짙어진다. 유유자적 바다 위에 떠 있는 고기잡이배와 노을이 바다에 비치며 만들어낸 윤슬, 음악에 맞춰 춤추는 연인들이 어우러져 눈부시게 아름답다.
‘낮부터 밤까지’ 끝나지 않는 공연

선셋타운에서는 키스브리지에서 관람할 수 있는 제트스키·플라이 보드쇼 ‘러브 허리케인’과 멀티미디어쇼 ‘키스 오브 더 시’, 불꽃놀이 등이 쉬지 않고 펼쳐진다. 러브 허리케인은 선셋타운을 방문했다면 놓쳐선 안 될 엔터테인먼트 중 하나다. 수상 오토바이의 추진력을 이용해 물 위에서 선 채로 비행하는 18명의 플라이보드 국제 선수들은 마치 영화 속 아이언맨이 현실에 나타난 것처럼 보인다. 바다 위 5층 건물 높이에서 비행하며 360도 공중회전과 2~3회 연속 공중제비 등의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선수들은 다리 위에서 쇼를 관람하는 이들과 손을 잡거나 박수를 유도하며 에너지 넘치는 추억을 선사한다. 키스브리지 입장권을 구매하면 쇼를 관람할 수 있는데, 오후 4시 이전과 오후 7시 이후부터는 베트남 동 기준 5만동(약 2660원), 오후 4시부터 7시까지는 10만동(약 5320원)이다.

해가 진 뒤에는 멀티미디어쇼인 ‘키스 오브 더 시’가 시작된다. 해수 스크린과 수중 무대를 배경으로 60명의 출연자가 발레 스타일의 스핀 및 점프, 공중제비 등의 곡예를 선보인다. 이 공연이 끝나고 나면 100개 이상의 폭약이 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가 대미를 장식한다.

바로 옆 부이페스트 야시장에서도 공연은 계속된다. 냄비, 국자 등 주방 도구로 박자를 맞추는 길거리 뮤지컬 공연과 인터랙티브 아트 쇼 등을 즐길 수 있다. 푸꾸옥에서 가장 번화한 전통시장인 즈엉동 야시장은 푸꾸옥 중부에 있다. 선셋타운이 있는 남부에서 출발한다면 차로 20~30분 거리다. 출국 일정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거나 연로한 부모님과 동행해 야시장 방문을 망설이던 이들에겐 부이페스트 야시장이 좋은 대안이다. 베트남 최초의 해안가 야시장인 이곳에는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노점 등 50개 이상의 상점이 운영된다.
키스브리지 뷰 명당, 신상 호텔 라페스타

선셋타운을 보다 프라이빗하고 여유롭게 만끽하고 싶다면 ‘라페스타 푸꾸옥 큐리오 컬렉션 바이 힐튼’에 묵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라페스타는 작년 말 문을 연 푸꾸옥의 신상 호텔로, 베트남 최초 힐튼 큐리오 컬렉션 브랜드다. 이탈리아 아말피 해안에서 영감을 받은 건축 스타일과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라페스타에서는 키스브리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객실이나 라운지에서 키스브리지 뷰와 불꽃놀이를 한가롭게 감상하고, 테라스에서 선셋타운의 경관을 눈을 담으며 애프터눈 티 세트를 즐길 수 있다. 라페스타 시그니처 메뉴인 애프터눈 티 세트는 음료 포함 1인당 27달러(약 3만5000원)로, 트러플이 가미된 아란치니와 하몽, 토마토가 올라간 브루케스타, 바질을 곁들인 크림으로 만든 디저트와 초콜릿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호텔은 선셋타운 중앙에 자리 잡고 있어 혼똔 섬으로 가는 케이블카와 부이페스트 야시장, 키스브리지 등의 관광지에 도보 5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베트남 남쪽의 파인애플 섬

베트남 남서쪽에 자리 잡은 푸꾸옥. 그 푸꾸옥에서도 더 남쪽으로 가면 혼똔 섬이 나온다. 베트남어로 혼똔은 파인애플 혹은 키스를 의미해 ‘파인애플 섬’이라고도 불린다. 선셋타운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편도 15분이면 혼똔 섬에 도착한다. 총길이 7.9㎞, 높이 174m를 자랑하는 이 케이블카는 2018년 당시 세계 최장 길이의 케이블카로 기네스에 등재됐다(현재는 볼리비아 라파스 케이블카가 최장 기록이다).

섬 위의 제일 높은 곳은 236m에 달한다. 단지 케이블카를 탔을 뿐인데, 섬으로 향한다고 하니 마치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주인공처럼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러 기분이 든다.

혼똔섬은 9600만㎡(약 2904만 평) 면적에 놀이동산 ‘엑소티카 빌리지’와 워터파크 ‘아쿠아토피아’ 등을 품고 있다. 최대 높이 32.4m의 목재 롤러코스터와 120m 상공에서 혼똔섬을 360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주요 어트랙션이다. 보트를 타고 에코비치로 이동하면 바닷속을 걸어 다니는 ‘시워커’ 체험도 할 수 있다. 혼똔섬은 푸꾸옥에서 가장 넓은 산호 보호 지역으로 형형색색의 산호와 열대어를 코앞에서 감상할 수 있다.

푸꾸옥=강은영 한국경제매거진 기자 qboom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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