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마저 "1주일간 휴진"…의대생 '집단유급' 현실화되나

입력 2024-05-16 18:35   수정 2024-05-17 00:25


고등법원이 의료계의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일부 각하)하면서 의·정 갈등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법원이 해결할 것’이란 희망이 사라지면서 사태 장기화에 부담을 느낀 전공의들이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극소수에 그칠 것이라는 게 의료계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의대생과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으면 내년 의사와 전문의 배출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대생 집단유급 현실화
16일 서울고법 행정7부는 의대 교수, 의대생 등 18명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에서 소를 기각했다. 이로써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1469명(차의과대 제외) 늘어나는 것이 사실상 확정됐다.

수험생의 불확실성은 일단락됐지만 의·정 갈등으로 인한 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의대생들의 집단유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의대는 한 학기에 15주 이상 운영해야 하고, 학생은 이 중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하면 F학점을 받아 유급 처리된다. 출석에 의한 유급 마지노선은 학교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5월 중순 이후다.

각 대학과 정부는 집단유급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몇몇 대학은 1학기엔 한시적으로 유급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특례 규정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F학점을 받더라도 유급시키지 않고 향후 2학기 내에 이수하도록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일부 대학은 의사국가시험 일정 조정을 정부에 건의했다. 현행대로라면 7월 원서를 제출하고, 9~10월 실기시험을 본 뒤 내년 1월에 필기시험을 보는데 일정을 연기하는 한편 실기보다 필기시험을 먼저 보는 방식으로 임상실습 시수(총 52주, 주당 36시간 이상)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와 복지부는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여전히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이 돌아올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이미 사태 장기화 부담을 느낀 전공의들이 일부 돌아왔다는 소식이 들리지만 그 숫자는 많지 않다”며 “오는 20일께면 수련 공백 3개월이 넘지만 전공의 대부분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3개월 이상 수련 기간 공백이 생기면 전문의 시험 응시 시기가 1년 늦춰진다. 이 경우 내년 전문의 배출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교수들은 사태 장기화 대비에 나섰다. 국내 40개 의대 중 19개 의대 교수가 속한 전국의과대학 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전날 온라인 임시총회를 통해 법원에서 증원 효력 정지가 기각되면 근무 시간을 재조정하기로 했다. 이들은 기존 ‘주 1회 휴진’을 강화하거나 ‘1주일 동안 휴진’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의대 교수들이 ‘주 4일 근무’를 명확히 하는 방식으로 진료 시간 단축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의비 관계자는 “교수들의 체력 소진 등을 고려해 주 4일 근무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전국 의사들은 법원 판단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최창민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참 실망스러운 상황”이라며 “단순히 의대 정원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상황과 향후 미칠 파장 등을 고려해서 판단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는 “판결문을 검토한 뒤 17일 대한의학회 등과 공동 입장을 내겠다”고 밝혔다.

강영연/이혜인/이지현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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