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해외로 진격…인도·아프리카까지 점포 낸다

입력 2024-05-20 17:56   수정 2024-05-21 00:56

국내 은행의 해외 진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기존 동남아시아 중심에서 인도, 유럽, 아프리카까지 진출 국가를 늘리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내수 금융’ ‘이자 장사’ 오명에서 벗어나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

달라진 해외 진출 전략
20일 한국경제신문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 등 국내 6대 은행의 해외 진출 계획을 조사한 데 따르면 은행들은 멕시코, 싱가포르, 영국, 인도, 폴란드 등에 새 거점을 마련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따른 기업 금융과 외환 거래, 자금 조달 등에서 기회를 엿본 결과다. 국내 은행들의 글로벌 영토는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대 은행의 해외 점포(지점·사무소·법인)는 작년 말 기준 131개로 집계됐다. 2000년 19개에 그쳤지만 2015년 100개 문턱을 넘어선 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글로벌 담당 임원은 “그동안 은행들이 동남아 위주로 해외 진출 전략을 짰다면 최근엔 대기업이 진출한 지역이나 인도, 아프리카 등 미개척지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따라 해외 간다
글로벌 선두 주자인 신한·하나은행은 나란히 멕시코 몬테레이를 신규 진출지로 꼽았다.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하면서 미국과 가까운 멕시코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니어쇼어링 효과’로 몬테레이에서 자금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니어쇼어링 덕분에 멕시코의 전 세계 수출 순위는 2019년 11위에서 지난해 9위로 상승했다.

동유럽 전초기지로 불리는 폴란드에도 은행이 몰리고 있다. 2차전지와 방위산업 등 미래 먹거리를 위해 뛰어든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업 금융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폴란드 바르샤바에 사무소 개념인 ‘코리아 데스크’를 신설한다. 하나·우리은행은 연내 바르샤바 지점을 마련하는 게 목표다. 기업은행도 폴란드 브로츠와프 사무소의 법인 전환을 추진 중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폴란드뿐 아니라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와 유럽연합(EU)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4시간 외환거래 대응 나선다
신한·하나·우리은행은 기존 진출 지역인 영국 런던 현지에 이르면 연내 글로벌 자금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런던은 외환거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는 곳이다.

국내 외환시장 개장 시간 연장을 앞두고 움직임은 더 빨라졌다.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외환시장 구조개선 방안’에 따르면 국내 외환시장 개장 시간이 기존 오전 9시~오후 3시 반에서 오전 9시~다음날 오전 2시로 확대된다. 은행들은 늘어나는 외환 거래 시간에 맞춰 국내 대신 런던에 관련 인력을 대폭 증원하겠다는 구상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담당 부행장은 “한국과의 시차(8시간)를 감안할 때 한국시간 오전 2시가 오후 6시인 런던이 야근 인력을 최소화하고 24시간 빠른 대응이 가능한 최적의 장소”라고 설명했다.

미개척지 발굴에 나선 은행들도 있다. 국민은행(첸나이·푸네)과 기업은행(첸나이)은 급성장하고 있는 인도 시장을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했다. 첸나이에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공장이, 푸네는 LG전자가 진출해 있다. 인도는 국내 대기업의 진출이 늘어나는 데다 인구가 14억 명에 달해 자금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직 국내 은행이 진출하지 않은 아프리카도 차기 진출지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프리카 시장에 적합한 진출 계획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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