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기업 매출 1위 미국 월마트가 아마존의 맹추격 속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월마트의 지난해 매출은 6480억달러(약 872조원)로 시가총액 1·2위 마이크로소프트(MS·2119억달러)와 애플(3833억달러)을 크게 웃돌았으나, 이익률 측면에선 기술 기업을 따라가지 못한다. 아마존은 지난해 557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월마트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아마존은 월마트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식품 시장을 노리고 있다. 월마트는 온라인 영업 강화와 고소득층 고객 확대 전략으로 1위 수성에 나섰다.
월마트와 아마존의 최후 격전지는 식품 부문이 될 전망이다. 직원 수 210만명(글로벌 기준)의 ‘유통업체 공룡’ 월마트가 지난해 1분에 120만달러의 판매고를 올린 비결은 미국 시장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식료품 시장 점유율 때문이다. 월마트 매출의 50% 이상이 식품에서 나오며, 미국 외식 물가가 급격히 오른데 따른 반사이익으로 최근 매출 증가폭도 커졌다. 월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이 사양산업이라는 일각 평가에도 2019년 이후 매출을 1000억달러 이상 늘렸다. 온라인 식료품 시장에서도 월마트가 약 26.9%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아마존(약 18.5%)을 앞서고 있다.
아마존은 오프라인 식료품 판매망 확장과 개선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2017년 인수한 유기농 식료품 소매 체인 홀푸드 브랜드로 ‘데일리 숍’이라는 1300㎡이내 소형 매장을 내기로 했다. 올 가을 뉴욕 맨해튼 등에 매장을 선보이기 위해 5건의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아마존 프레시 매장도 지난 3월부터 무인 자동 계산 시스템 실험을 중단하고, 수익성과 성장성 위주로 재편하기로 했다. 상품 자동 인식·결제 기능을 탑재한 ‘대시카트’를 매장에 확대 적용하는 등 편의성 개선을 위한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고소득층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고객 분석 결과 월마트 주요 고객은 저소득층과 중산층이며, 연 소득 10만달러 이상 가구는 아마존과 타겟, 코스트코 등을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마트는 지난 달 새롭게 뜨는 먹거리와 글루텐프리, 채식주의 식품 등을 갖춘 프리미엄 식품 라인을 출시했다. 온라인 플랫폼인 마켓플레이스에서 반려동물, 미용 등의 카테고리 매출은 30% 증가했고, 가구나 스포츠용품 등 기타 카테고리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뛰었다.
월마트의 사업 다각화도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월마트는 지난해 34억달러의 광고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도보다 28% 늘어난 수치다. 광고 매출은 지난 1분기에도 2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초 광고 사업을 위해 저가형 스마트 TV생산·판매 업체인 비지오를 23억달러(약 3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1800만 명이상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한 비지오TV 운영체제 ‘스마트캐스트’를 활용해 광고를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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