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13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방안’을 내놨다. 230조원에 달하는 국내 PF 사업장 중 수익성이 부족한 ‘구조조정 대상 사업장’(유의·부실우려 등급)이 전체의 5~10% 수준일 것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추산이었다. 부동산 개발업계가 당초 우려했던 만큼 높은 비율은 아니었다. 개발업계에서는 지난 2년여간 지속된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 기존 아파트값 하락 등을 반영할 경우 전체 사업장의 90% 가까이가 ‘좀비 프로젝트’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안도하고 환영해야 할 개발업계가 정부 대책에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왜 그럴까.개발사업은 시행사, 금융사, 시공사가 유기적으로 협업해 진행된다. PF 사업 주체인 시행사(디벨로퍼)는 토지를 매입한 뒤 각종 인허가 문제를 풀어간다. 금융사는 브리지론과 본PF를 통해 개발사업에 자금을 지원한다. 분양 후 건설사가 공사에 나서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지난 2년간 신규 PF 대출은 막고, 브리지론을 일괄 연장하는 정책을 펴왔다. 정부가 PF 사업장 부실 악화를 유도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개발사업 성공을 위해 시행사는 몇 년의 시간과 수십억원의 자금을 투입한다. 시행사 노력에 대한 평가는 늘 뒷전이다. 이번 정책 방향 결정에서도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의견만 반영했을 뿐 개발업계와 시공사는 배제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정부는 금융 시장 안정과 더불어 PF 부실 정리에 따른 후폭풍도 고려해야 한다. 개발업계는 아파트뿐 아니라 도심 내 소형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공급으로 전·월세 시장 안정의 한 축을 담당한다. 인위적인 PF 사업장 정리는 장기간의 사업 지연과 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2~3년 뒤 공급 공백으로 전·월세 물량이 급감하고 집값이 치솟을 수 있다는 얘기다.
PF 문제는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게 근본 해결책이다. 아파트 거래가 이뤄지고 미분양이 해소되면 개발업계, 금융권, 건설업계가 모두 살아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침체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정책을 서둘러 내놔야 한다.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