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휴대폰 제출 끝내 거부…아이폰 비번도 안 알려줬다

입력 2024-05-24 09:52   수정 2024-05-24 11:14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가 오늘 구속 갈림길에 서게 된 가운데 경찰에 자신이 사용하던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하고, 비밀번호도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김호중이 사용하던 아이폰 총 3대를 확보했으나, 수사 비협조로 디지털포렌식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김호중에게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할 것을 요구했으나 그는 이를 끝내 거부했다.

경찰은 지난 16일 김씨 자택 등을 압수 수색하는 과정에서 최신기종을 포함한 아이폰 3대를 확보했다. 이들 휴대전화는 그가 9일 교통사고를 낸 후 행적과 증거인멸 의심 정황을 규명할 주요 증거다.

김호중은 압수수색 후에도 아이폰 3대의 비밀번호를 경찰에 제공하지 않았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의자가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수사기관에 제공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김호중이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한 지난 19일과 경찰 조사를 받은 21일 "경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것과는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낮 12시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김호중의 특가법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사고후미조치, 범인도피방조 혐의 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진행한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사고 17시간이 지난 후 경찰에 출석해 범행을 시인했으나 음주 사실은 부인하다 사고 열흘 만에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했다.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한 혐의(범인도피교사)를 받는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41) 대표와 김씨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혐의(증거인멸 등)를 받는 본부장 전모씨의 영장실질심사도 이날 오전 11시 30분, 오전 11시 45분 각각 열린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호중과 소속사 관계자들의 증거인멸·도주 우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지난 2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일각에서는 유명 연예인인 김호중의 도주 우려는 크지 않지만 증거인멸 우려가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수사에 얼마나 협조했는지 등이 구속영장 발부의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손정혜 변호사는 지난 22일 연합뉴스 TV 뉴스에 출연해 "팬이나 대중에게 자신이 기만한 행동, 거짓말, 조직적 회피 등과 관련해 진심 어린 태도로 절실하게 사과했어야 하는데 그런 태도가 읽히지 않았다. 이런 것들이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호중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연기 신청까지 하며 콘서트 강행 의지를 보였지만 이마저 기각되면서 오늘 콘서트에는 결국 불참하기로 했다.


주최사 두미르는 전날 오후 예매처 멜론티켓에 "24일 진행 예정인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김호중&프리마돈나' 공연에서 기존 출연진인 가수 김호중은 불참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두미르는 이어 "그 외 출연진은 정상적으로 공연을 진행한다"라며 "출연진 변경으로 인한 예매 취소를 원하는 분은 24일 오후 8시까지 취소 신청이 가능하며 전액 환불될 예정"이라고 알렸다.

김호중은 23∼24일 열리는 이 콘서트의 첫날 공연에는 출연을 강행했다. 오늘 공연에는 김호중과 소프라노 라리사 마르티네즈의 출연이 예정돼 있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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