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27일 14:2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블록딜의 왕'으로 불린 홍콩 헤지펀드인 세간티(Segantii)가 내부자거래 혐의 등으로 공중분해되면서 국내 투자은행(IB)들도 비상이 걸렸다. 국내에서 진행된 블록딜, IPO에서 상위 3곳 안에 들던 '큰 손'이 사라지면서 가격산정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예 따르면 각 글로벌 IB 내 한국사무소 인사들은 세간티의 청산 결정이 블록딜 및 IPO 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얼마전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을 통해 세간티가 10억달러에 달하는 투자금을 투자자들에 돌려주고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는다고 알려지자 한국 시장에 미칠 여파를 점검하는 차원이다.
2007년 설립된 세간티는 블록딜 과정에서 차익 거래 등의 전략으로 연평균 12%의 수익을 거둔 스타 헤지펀드다. 단일 펀드 기준 약 48억달러에 달하는 대형 펀드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홍콩 증선위가 창업자인 사이먼 새틀러 등을 내부자거래 혐의 등으로 기소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2017년 6월 홍콩의 한 상장기업의 블록딜 거래 이전에 내부자거래를 통해 해당 기업 주식을 미리 거래한 혐의를 사고 있다. 결국 세간티는 이달 30일까지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환불해주기로 하고 해산절차를 밟고 있다.
세간티는 그간 국내에서 진행된 대형 블록딜과 IPO 등에서도 단일 창구 거래량 기준으로 상위 3위권안에 드는 투자자로 이름을 알렸다. IB 내부에선 향후 블록딜 가격 및 IPO 흥행 여부에도 일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글로벌 IB 관계자는 "세간티 내 한국인 매니저도 다수 근무하는 등 블록딜 과정에서 한국에 가장 친화적인 '큰 손'으로 꼽혔던 곳"이라며 "대표적인 유동성공급자가 사라진만큼 블록딜이나 IPO 가격 형성 과정에서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세간티는 지난해 12월엔 SK하이닉스의 블록딜 과정에서 국내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한차례 제제를 받으면서 국내에서도 주목받은 바 있다. 블록딜 실행 전 매도스왑 주문 등 부정거래행위 및 시장교란행위로 14억8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한 대형 글로벌IB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글로벌IB의 범법행위에 대해 엄단 조치를 내린 상황에서 현지 조사과정에서 한국에서도 또 다른 범법행위가 등장하진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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