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산 사동과 본오동 주민은 기존에 지하철을 이용하기 위해 20여분 버스를 타고 4호선 상록수역이나 한대앞역까지 이동해야 했다. 단지 앞 수인분당선 사리역이 탑승객을 맞기 시작하면서 아파트값 상승률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배차간격이 다소 긴 편이라는 한계는 있다. 그럼에도 수원, 성남 판교, 서울 강남권 접근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경기 하남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타났다. 지하철 5호선 하남검단산역(148.7→157.8)과 하남시청역(144.7→152.3) 역세권의 2021년 3월 대비 2022년 3월 아파트 가격지수는 각각 6.1%, 5.3% 올랐다. 같은 기간 하남시 전체 상승률(1.9%, 139.4→142.1)을 웃돈다. 2021년 3월엔 5호선 하남 연장 2단계 구간(하남풍산역~하남시청역~하남검단산역)이 개통했다.
역세권 아파트는 부동산 하락기에 주변 지역보다 낙폭을 줄이는 모습도 보였다. 8호선 남위례역은 수도권 집값이 꺾이기 직전인 2021년 12월 운행을 시작했다. 2022년 금리 급등 여파로 인해 남위례역 역세권 아파트 가격지수는 2021년 12월 134.6에서 2022년 12월 106까지 21.2% 떨어졌다. 같은 기간 성남 수정구의 가격 하락률이 25.6%(138.5→103.1)에 달한 걸 고려하면 개통 효과에 힘입어 선방했다는 평가다.
2022년 개통한 4호선 별내별가람역(경기 남양주)과 신림역 서울지방병무청역(서울 영등포구) 역세권 역시 주변 지역보다 집값 하락률이 낮았다. 예컨대 개통 후 1년간 남양주시 전체 아파트 가격지수가 20.5% 떨어질 때 별내별가람역 근처 단지는 18.9%만 하락했다. 전철역 ‘개통 효과’가 남들 다 떨어질 때 나홀로 급등할 정도로 극적이진 않았다. 다만 남들보다 덜 떨어지는 효과는 있었던 셈이다.

한가지 추측을 해볼 수 있다. 김포골드라인은 ‘김포골병라인’이란 오명을 갖고 있는 노선이다. 개통 전엔 기대감이 커 역세권 가격이 인근 지역보다 올랐는데, 막상 개통한 뒤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커 집값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배차 간격이 너무 길지 않은지, 전철역까지 이동하는 데 불편함은 없는지, 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했을 때보다 실제 출퇴근 시간이 얼마나 단축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철도 건설은 10년 넘게 걸리는 일이 다반사인 장기 프로젝트다. 정부가 노선 신설을 발표했을 때나 착공했을 때 집값이 이미 크게 뛰어 개통 후에 상승 폭이 적을 수도 있다. 김진석 직방 연구원은 “전철역 개통이 부동산 시장에 호재인 건 분명하다”면서도 “호재가 가격에 반영되는 시기와 속도가 지역마다 다르고, 재건축 같은 개발 이슈나 전반적 시장 상황 등이 더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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