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 6주 만에 맞춤형 암 백신을 만들어냅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만난 미셸 브라운 모더나 부사장은 메신저리보핵산(mRNA) 암 백신의 장점을 이렇게 소개했다. 제조기간이 짧은 데다 개개인의 유전자 변이에 맞게 만들 수 있는 차세대 맞춤형 항암제다. 암 백신뿐만이 아니다. ‘꿈의 항암제’로 불리는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의 향상된 제조기술, 피하주사(SC)제형 면역항암제 등의 연구 결과가 공개된 ASCO는 항암제 기술의 혁신과 진화를 확인한 현장이었다.

모더나가 이날 공개한 임상 2상 결과에 따르면 암 백신은 면역항암제와 함께 투여했을 때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3·4기 피부암(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에서 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병용 투여했더니 키트루다만 투여했을 때보다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을 49% 줄였다. 부작용에는 차이가 없었다. 안전성이 입증된 셈이다.
모더나는 지난해 7월 시작한 흑색종 대상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연내 환자 등록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비소세포폐암, 신세포암, 방광암 등을 대상으로 한 임상도 시행하고 있다.
CAR-T 치료제는 환자 맞춤형 치료제다. 환자의 면역세포를 추출해 암세포를 표적할 수 있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뒤 배양을 거쳐 다시 환자의 몸에 주입한다. 통상 이 과정은 2주 이상이 걸린다. 준 교수가 밝힌 신공정은 3일밖에 걸리지 않는다. 세부기술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준 교수가 소속된 펜실베이니아대 의대의 세포면역치료센터(CCI)에서 자동화 등 공정 고도화를 이뤄낸 것으로 분석된다. 한시가 급한 암환자들에게 항암제 제조기간은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다. 준 교수는 “CAR-T 치료제 제조 공정을 자동화하면 치료 비용을 70% 낮출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조병철 세브란스병원 폐암센터 교수는 “타그리소 내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등에 접목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시카고=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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