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상법 개정 필요성이 처음 제기된 건 4년 전이다. 당시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물적 분할을 놓고 ‘쪼개기 상장’ 논란이 일면서 본격적인 상법 개정 논의가 시작됐다. 정 의원은 “현행 상법은 이사의 충실 의무가 ‘회사의 이익’에 한정돼 있다”며 “이 때문에 자본 거래에서 일반 주주가 막대한 손실을 봐도 이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정부도 상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상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상법 개정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적이 있다. 무엇보다 제1당인 민주당이 지난 총선에서 상법 개정을 공약해 이번 국회에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경영계는 ‘경영판단의 원칙’을 보장하는 등의 보완 장치 없이 상법 개정만 이뤄지면 이사를 향한 소송이 남발되고 전략적 인수합병(M&A)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도 경영계의 이 같은 우려를 고려해 다양한 보완책을 함께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는 12일 자본시장연구원과 한국증권학회 주최로 상법 개정안을 논의하는 공청회가 열린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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