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테마주 열풍이 거센 가운데, 다음 수혜 영역으로 ‘액침냉각’ 키워드를 향한 시장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까진 일부 종목에서만 주가 변화가 감지되지만, 증권가에선 상장사들 주요 움직임이 몰린 하반기에 본격적인 상승 랠리가 펼쳐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액침냉각이란 서버 등 전자장비에 열이 발생하면 이를 액체에 직접 담가 식히는 기술이다. 전기가 통하지 않는 비전도성 액체를 사용한다. 공기로 열을 식히는 기존 방식보다 전력 소비량을 30% 아낄 수 있다. 비전도성 액체는 주로 기름(윤활유)을 사용하기 때문에, 산업계에선 정유업체들 출사표가 먼저 이어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고, 최근 엔비디아가 그래픽처리장치(GPU) ‘B100’을 액침냉각 기반으로 설계하는 등 시장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은 GS 에쓰오일 SK이노베이션을 수혜 종목으로 꼽았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1월 액침냉각 제품을 첫 출시 하고 올해 하반기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비상장사 GS칼텍스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주사 GS 주가에 영향을 줄 요소다. 에쓰오일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액침냉각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연내 실증평가가 진행될 예정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뿐만 아니라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등 다양한 수요처가 존재해 관련 상장사들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 산하의 비상장사 SK엔무브 역시 올해 제품 상용화를 검토 중이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은 또 다른 자회사 SK온의 재무 상황이 어려워 주가 상승 수혜를 온전히 누리기 어렵다는 예측도 나온다.
액침냉각 시장은 아직 실적으로 가시화하기 어려운 초기 단계다. 하지만 수요처가 다양해지고 있어 하반기부터 꾸준한 우상향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아직은 실제 돈을 버는 AI 소프트웨어(SW) 서비스의 수혜주를 찾기 어려운 상태라 인프라 영역의 투자가 몰릴 것”이라며 “특히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 관련주는 하반기에도 상승이 이어질 테마”라고 짚었다. 시장조사업체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액침냉각 시장 규모는 2022년 3억3000만달러(4500억원)에서 오는 2032년 21억달러(2조9000억원)까지 확대할 전망이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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