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도 비슷했다. 2016년 경기 하남에 초대형 쇼핑몰 ‘스타필드’가 문을 열었을 때 “너무 커서 매장을 다 채우지도 못하고 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스타필드 하남은 곧 지역 ‘명소’가 됐다. 이후 서울 코엑스몰, 고양, 안성, 수원 등에 들어선 스타필드도 지역 대표 쇼핑몰로 자리 잡았다. ‘오프라인 유통 종말’이라는 말이 나오는 시대에 복합쇼핑몰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복합쇼핑몰을 성장 사업으로 분류하고 대대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서울 용산의 복합쇼핑몰 아이파크몰도 올 1분기 매출이 12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급증했다. 3층과 6층 패션 공간을 새롭게 꾸미느라 일부 영업장이 문을 닫고 공사 중인데도 거둔 성과다. 아이파크몰은 테니스와 스쿼시를 혼합한 라켓 스포츠 파델 경기장을 지난 4월 국내 유통사 중 처음 여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옥상 공간을 활용해 풋살 경기장을 2012년 국내 유통사 가운데 처음 연 것도 아이파크몰이다. 풋살 경기장 이용자는 지난해 30만 명을 넘어섰다. 아이파크몰은 중앙 야외 정원을 공연장으로 활용하고, 무료 영화 시사회를 하는 등 20~30대 젊은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복합쇼핑몰 형태를 띤 더현대 서울과 판교점 매출 증가세가 뚜렷하다. 올 들어 5월까지 더현대 서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4.1%나 뛰었다. 판교점 매출 증가율 또한 8%에 달했다. 현대백화점 13개 매장의 전체 평균 매출 증가율 3.3%를 크게 웃돌았다. 이 두 곳은 작년에도 매출이 15% 안팎 증가하는 등 현대백화점의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
마트와 슈퍼 매장 체질 개선에 들어간 롯데그룹조차 복합쇼핑몰은 계속 늘리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복합쇼핑몰 사업을 본격 확장하기 위해 올초 ‘쇼핑몰 사업본부’를 신설했다. 롯데백화점 수원점을 리모델링한 뒤 ‘타임빌라스 수원’으로 재개장한 것도 이 사업본부가 주도했다. 타임빌라스는 물건만 파는 백화점 모델에서 벗어나 체류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을 지향한다. 유명 작가의 작품을 매장 곳곳에 배치하고, 무신사 스탠다드 등 기존에 백화점에서 볼 수 없던 매장을 넣었다. 1100명이 앉을 수 있는 초대형 푸드코트도 배치했다.
롯데백화점은 타임빌라스를 대구, 인천 송도 등에도 추가로 지을 예정이다. 작년 12월 착공한 대구점은 2026년 9월 개점하는 게 목표다. 송도점은 지난해 건축 인허가를 받아 2026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송도점에는 특히 쇼핑몰에 더해 200여 개 객실을 갖춘 리조트까지 들어갈 예정이다. 쇼핑, 레저, 휴양 등을 한 번에 다 할 수 있는 송도의 랜드마크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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