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11개 상임위원장 독식에 따른 국회 파행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여당 몫으로 남겨둔 7개 상임위원장도 맡지 않고 당분간 국회를 보이콧한다는 입장이다. 양당이 극한 대립을 이어 나가면서 ‘반쪽 국회’는 정기국회가 열리는 오는 9월 이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례 없는 야당 독주 속에 입법 공백에 따른 국정 운영 차질도 불가피하다.

민주당은 “나머지 7개 상임위도 신속하게 구성을 마칠 수 있도록 이른 시일 내에 본회의를 열겠다”(박찬대 원내대표)며 여당을 압박했다. 13일까지 국민의힘이 상임위원장을 임명하지 않으면 다시 한번 본회의를 열어 나머지 상임위에도 야당 위원장을 앉히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하루, 한시가 급한데 원 구성 합의가 안 된다는 이유로 국회 기능을 장시간 못하게 하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서 옳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위원장이 정해진 상임위는 바로 활동을 시작하며 ‘여당 없는 국회’에 시동을 걸었다. 국토교통위는 첫 회의를 개최해 위원회 소속 의원 간 상견례를 하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도 간사 선임안을 처리했다.
민주당은 이번주 상임위 구성을 마무리하고 6월 임시국회도 단독 소집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4~25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 26~28일 대정부질문 등의 일정을 잡고 이후 각종 특검법과 전세사기 특별법 등 쟁점 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여당 한 의원은 “법안의 내용이 어떻든 민주당이 단독 처리한 법안에 대해선 적극 거부권 행사를 건의해야 한다는 것이 의원들의 생각”이라며 “수백 건이면 수백 건, 수천 건이면 수천 건이라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여당의 움직임은 사실상 정부의 국회 보이콧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여권 관계자는 “여당이 없는 가운데 정부 측 인사가 대정부질문이나 상임위 업무보고에 출석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갈등의 돌파구가 좀처럼 마련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법제사법위와 운영위, 과방위 등 쟁점 상임위를 내준 국민의힘이 의정활동으로 복귀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1심 판결에 이어 연내에 이 대표에 대한 위증교사 판결을 앞둔 민주당도 물러서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대립이 1~2개월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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