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국제회계기준(IFRS18)이 전면 도입되는 2027년 이후에도 국내 기업들이 쓰고 있는 기존 영업손익 개념이 일부 유지될 전망이다. 금융감독당국은 한국식 영업손익 항목의 이름을 바꿔 재무제표에 추가 기재하는 안 등을 따져보고 있다.
IFRS18은 세계 180여개국이 도입할 국제 기준이다. 재무제표 표시와 공시법을 담고 있다. 한국에선 이미 쓰고 있었으나 국제 기준에는 없었던 영업손익 개념을 새로 들인 게 특징이다.

그간 국내 기업은 매출에서 매출원가, 판매비와 관리비 등을 차감해 영업손익을 표시해왔다. 반면 새 기준서는 영업손익을 투자손익과 재무손익을 제외한 모든 잔여손익으로 규정한다.
기업과 투자자가 알아온 영업이익, 영업손익 개념 자체가 달라지는 게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유무형자산 손상차손 등 기존엔 국내에서 영업외손익으로 구분했던 각종 항목도 영업손익에 들어가게 된다.
다만 이 경우에도 기존 영업손익 항목의 명칭은 변경된다. 금융감독당국은 정보이용자의 혼란을 줄일 수 있도록 기업·회계업계·학계 등 의견을 모아 새 명칭을 정할 계획이다.
한국에선 영업손익이 IFRS 도입 이전 K-GAPP 시기부터도 쓰인 개념인 만큼 회계업계 안팎에서 새 명칭 도입 초기엔 기업 업무와 투자자의 일부 혼란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당국은 혼선을 막기 위해 관련 내용 안내와 홍보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상장사 등에 대해선 한국회계기준원이 산업별 회계처리 가이드라인을, 회계법인 등 감사인에 대해선 한국공인회계사회가 감사업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제공할 계획이다.
금감원, 상장협, 코스닥협 등은 IFRS18 손익계산서 개편에 따른 영향 분석도 추진한다. 수주사업 진행률별로 수익·비용을 재무제표에 인식하는 건설·조선 등 수주 산업, 투자가 본업인 금융업과 지주회사 등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벌인다. 회계업계에선 IFRS18 도입시 지주사 손익계산서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상장 지주사 다수가 지분법손익을 영업손익으로 분류하고 있으나 IFRS18을 도입하면 지분법손익을 투자손익으로 봐야 한다.
영업손익을 규제지표로 사용하는 일부 제도에 대해선 규제지표를 바꾸는 안 등을 논의한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기업은 5년 연속 영업손실이 난 경우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된다. 당국은 영업손익 개념이 바뀔 경우 이같은 조항을 기존 그대로 유지할 필요성이 있는지 등을 따져볼 계획이다.
국내 상장사는 매년 3개년치 재무제표를 공시하기 때문에 사실상 내년부터는 새 기준을 반영한 재무제표 작성 준비에 나서야 한다.
금융감독당국은 "제도 시행 초기엔 기업들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일정기간 계도 중심으로 제도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적용 과정에서 회계처리 오류가 발생했더라도 고의가 아니라면 비조치하는 등의 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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