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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관세 올려 소득세 폐지"…트럼프發 무역전쟁 대비해야

입력 2024-06-14 17:49   수정 2024-06-15 00:13

미국 대선이 144일 앞으로 다가왔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추문 입막음 의혹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음에도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대통령을 41% 대 39%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여론조사들을 보면 두 후보는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4개월여 남은 선거 기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트럼프의 백악관 재입성을 전제로 우리 대비책을 가다듬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집권 시 미국의 정책적 변화가 급격할 것이라는 당연한 예상 속에서도 가장 많이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무역전쟁의 확산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으로서는 관세를 무기로 휘두를 트럼프와 그로 인해 높아질 세계 무역장벽이 결코 달가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트럼프 집권 1기 때보다 집권 2기에 더 큰 태풍이 휘몰아칠 우려가 크다. 그런 트럼프가 어제 의회를 찾아 공화당 의원들에게 관세 인상을 통해 얻은 재원으로 소득세를 폐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고 한다. 같은 날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100여 명이 참석한 한 기업인 행사에서는 법인세 인하를 약속했다. 재집권 땐 모든 수입품에 일률적으로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지난해 말 측근(로버트 라이트하우저 전 미국무역대표부 대표)이 밝힌 공약의 뒷받침이다. 관세 인상은 필연적으로 미국 소비자의 부담 증가로 이어지기에 소득세 폐지, 법인세 인하 카드로 중산층·기업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10% 보편관세’가 현실화하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한국이라고 해도 예외가 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트럼프 집권 1기 때 이미 한국산 철강에 들이민 25% ‘관세 폭탄’을 경험한 우리다. 더구나 한국의 지난해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사상 최대인 444억달러로 트럼프의 주요 타깃이 될 수밖에 없다. 당장 뾰족한 수가 없겠지만 미국과의 협상에 내세울 카드를 시나리오별로 철저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 연쇄적 보복관세가 글로벌 자유무역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게 중재할 수 있는 외교적 역량도 키워야 한다. 트럼프 측과 긴밀하게 소통할 인적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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